규제 강화해도 강남 청약은 수백대1…현금부자들 '쩐의 전쟁'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11-12 16:41:49
최대 25억 현금 있어야 접수 가능한데도
분당도 100대1…수원 권선구에선 일부 미달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가 규제 지역으로 묶였지만 강남권 등 핵심 지역의 청약 열기는 여전하다.
대출 문턱이 높아졌지만 이른바 '현금 부자'는 전과 다름없이 왕성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1순위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238대 1로 집계됐다. 230가구 모집에 총 5만4631명이 접수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20억~21억 원, 84㎡가 27억 원 수준이다. 16억~25억 원의 현금이 있어야 가능했음에도 5만 명 이상이 몰렸다.
규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자금 확보 부담감보다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고 향후 신축 단지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시세 차익이 보증된 곳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라도 현금 확보가 가능한 사람들이 나선 것 같다"면서 "당첨만 되면 막대한 차익이 예상된다고 하니 일단 접수부터 하려는 이들이 그만큼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10·15 규제가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달 공급된 '힐스테이트이수역센트럴'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327대 1이었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 59㎡ 17억 원, 84㎡는 22억 원으로 최소 12억 원의 현금이 필요했다. 지난 8월 송파구에서 분양한 '잠실르엘'은 전용 59㎡ 분양가가 16억 수준으로 책정됐는데, 1순위 청약 경쟁률이 631대 1에 달했다. 추가적인 규제 이후 경쟁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강남권에서의 이른바 '로또 청약' 광풍은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더샵 분당 티에르원'도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4㎡ 분양가가 27억 원으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더샵 분당 티에르원' 바로 옆 단지인 분당구 정자동 상록우성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매매가 24억 원에 거래됐다. 시세 차익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도 분당이라는 이미지와 재건축 이슈가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규제 지역에선 청약 통장 가입기간 2년과 납입 횟수 24회 이상,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3년의 기준을 적용받는다. 비규제 지역보다 2배 정도 강화되는 것이다.
특히 분양대금의 60%를 차지하는 중도금 대출의 경우 규제지역에선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기존 60%에서 40%로 줄어든다.
그럼에도 강남과 분당 등 부동산 핫플레이스는 청약 규제의 무풍지대처럼 보인다. 지역에 따라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전날 비규제 지역인 수원 권선구에서 공급된 '엘리프 한신더휴 수원' C3블록은 322가구 모집에 330명이 지원했고 D3블록은 534가구에 425명만 접수해 109가구가 미달됐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김포 풍무 호반써밋'은 7대 1, '풍무역 푸르지오 더마크'는 17.4대 1을 기록했다. 완판됐지만 경쟁률 면에서는 강남권에 크게 못 미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고액 전세에 살고 있는 반포, 압구정, 대치 쪽 사람들이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청약에 나선 것 같다"면서 "현금 20~30억 원 갖고 있는 상위 1% 이내의 사람들은 규제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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