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의 AI' 스마트 안경, 韓美中 3파전 불붙었다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11-13 16:46:12
샤오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잇따라 출시
삼성전자 '해안' 내년 나올 듯…네이버도 가세
메타, 내년 생산 1000만대까지 확대 예상
'눈 앞의 AI'로 불리는 스마트 안경이 앞다퉈 출시되면서 글로벌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스마트 안경이 스마트폰 다음 기기로 평가된다. 미국의 메타가 앞장서 왔고 다른 빅테크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헤드셋 형태인 '갤럭시 XR'을 내놓으며 첫 발을 디뎠다. 중국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관련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의 대표 기업들 간 각축전이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룬토(RUNTO)는 올해 글로벌 AI 안경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510만 대로 예상되며 이 중 중국에서만 137만 대가 팔릴 것으로 분석했다.
AI 안경은 확장현실(XR)과 결합된 방식인데, 완전한 가상 세계를 체험하는 VR(가상현실), 실제 세상에 디지털 요소를 더하는 AR(증강현실), 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합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MR(혼합현실)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레이냐오(雷鸟)라는 업체가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3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는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구글의 AR 스마트글래스 '아우라'(Aura)의 중국 협력사인 엑스리얼(Xreal)이 뒤를 이었다. 샤오미는 지난 6월 스마트폰, 자동차, 스마트홈 등과 연동되는 AI 안경을 내놨다. 일주일만에 3만 대가 팔리는 등 관심이 높다.
또 알리바바는 지난달부터 AI 비서 '쿼크'가 적용된 안경을 판매 중이다. 가격이 한화로 따지면 100만 원 아래다. 쇼핑 축제인 '광군제' 이벤트를 활용하면 74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메타가 이탈리아 안경 브랜드 레이벤과 협업해 내놓은 스마트 안경이 110만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에서 훨씬 앞선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바이두도 이달 들어 스마트 안경 판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XR 헤드셋 '갤럭시 XR'은 일종의 첨병처럼, 안경 형태로 가기 전 가늠자 역할로 평가된다. 온라인 판매 가격은 270만~300만 원.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을 앞두고 발표된 CES 혁신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명 '해안'이라는 AR 안경을 내년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AI 안경 시장의 핵심은 컨텐츠다.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손잡았다. 네이버는 갤럭시 XR 출시에 맞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의 XR 버전을 구글플레이에 등록했다. 하드웨어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는 네이버가 맡는 식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국내에서 검색, 커머스, 페이(간편결제), 플레이스, 지도 등에서 모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 스마트 글래스 사용자는 이동 중 네이버 트윈 XR과 연동해 길을 안내 받고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을 때 온라인에서 검색해 결제까지 할 수 있으며 식당 예약 및 현장 결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글로벌 XR 기기 시장이 연평균 25% 이상 성장해 2029년이면 2342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금액으로는 132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에 달한다. 지금으로서는 메타가 가장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난 2월 이미 누적 판매량 200만 대를 돌파했고 올해에만 500만 대를 목표로 하고 내년 생산량은 1000만 대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VR 기기 '비전 프로'를 내놨으나 500만 원이 넘는 고가여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제는 AI 안경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폰과 연동되는 AI 안경을 내년에, 별도 디스플레이 탑재형은 이후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2023년 안경 브랜드 '카레라'와 협업한 스마트 안경을 출시하는 등 관련 제품들을 적극 선보여 왔다. 이르면 내년 말 출시 목표로 AR 스마트 안경 '제이호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2B 시장에도 뛰어들어 지난달 배송 기사 전용 안경 '아멜리아'를 공개했다.
하나증권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글로벌 주요 IT 기업들이 스마트 안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제품 출시와 플랫폼 전략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AI와 결합된 스마트 안경이 스마트폰 다음 기기로 자리잡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 혁신의 결과는 언제나 새로운 디바이스의 탄생이었다. 이제는 AI 혁신에 발맞출 새로운 기기가 등장할 시점"이라며 "AI를 담아낼 새로운 디바이스는 스마트글래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스마트폰은 지금의 데스크톱처럼 구시대 제품으로 인식될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등"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은 스마트폰 시대부터 이어진 브랜드 및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며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XR을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가장 공격적인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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