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한동훈 충돌에 이재명 "총선 개입"…이준석 "약속 대련"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1-22 16:51:19
민주 "정치중립 위반, 법적조치 검토"…'짜고 치는 고스톱' 시각도
이준석 "韓 사퇴 요구는 기획…韓에 힘 쏠리는 모양새로 끝내려"
韓 거취 갑론을박…김용남 "버틸 것" vs 윤희석·박지원 "못버텨"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은 물론 야권도 들썩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각각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 등 '제3지대' 정치권도 윤 대통령을 저격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취지의 '기획설'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선거, 총선과 관련해 이렇게 노골적으로 깊숙히 개입한 사례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직자들의 선거 관여 또는 정치중립의 의무 위반 이런 것들이 상당히 문제가 되는 것 같다"며 "정당 활동과 당무, 선거 이런 부분과 공직자의 공무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이런 공천 문제보다는 민생 문제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참 아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선 "정부·여당은 윤심, 한심 이렇게 나뉘어서 싸울 것이 아니라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황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본인 입으로 확인해줬다"며 "이는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정치 중립 위반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검토를 거쳐 조치할 것이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분 사태가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총공세를 벌였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4월 총선을 앞둔 일종의 '정치쇼'라는 분석도 잇달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총선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일은 대통령 리스크와 당을 분리하는 것이었을 것"이라며 "수준 낮은 약속 대련이 맞는지, 불화설이 맞는 것인지는 결국 한 위원장의 향후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장경태 최고위원도 각각 "윤석열 부부와 한동훈 국민의힘의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국민 속이기'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쇼가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이준석 대표는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잘 아는 모 인사가 내게 '이관섭 실장을 보낸 건 약속 대련'이라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애초에 기획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속된 말로 혼내거나 싫은 소리 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거나 텔레그램을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이 실장을 보내 '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낙연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 내부가 가관"이라며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이 위원장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8개월 만에 다섯 번째, 한동훈 위원장의 입당 한 달도 못 돼 벌어지는 여당 수뇌 교체 드라마"라며 "너무 불안하고 기괴한 정권"이라고 혹평했다.
정치권에선 한 위원장 거취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개혁신당 정책위원장을 맡은 김용남 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버티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전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사퇴하라는 얘기가 전달됐고 한 위원장이 계속하겠다 하고 충돌하면서 용산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모양새"라며 "제도적으로 비대위원장이 버티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SBS 라디오에서 "(의원총회처럼) 당에서 의원 여러 명이 연명을 통해 집단적인 의사표시가 나올 경우 한 위원장이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상식 아니겠나"라고 전망했다.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B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을 이기는 비대위원장은 없다"며 "(한 위원장이) '내가 할 일을 하겠다'라고 저항을 하지만 종국적으로는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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