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배 비싼 국외헬기 고집"…산림청의 혈세낭비 논란

조해수

chs900@kpinews.kr | 2025-03-27 17:32:39

산림청 "국내헬기, 지자체와 전량 계약 체결돼 입찰 참여 못한 것"
해당 협회 "헬기 추가로 공급 가능…입찰 자격 배제한 게 문제"

화마가 국토를 휩쓸고 있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다. 연일 헬기들이 잿빛 하늘을 가르며 진화에 안간힘이다. 산림청의 헬기들도 투입돼 '열일'중이다. 그러나 화마의 기세를 꺾긴 역부족이다. 와중에 헬기 노후화 문제와 함께 혈세 낭비 논란이 불거졌다. 산림청이 국내 입찰을 제한하고 6배나 비싼 국외 헬기 입찰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6배 비싸다고 성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국외 임차헬기의 경우 조종사도 외국인이다. 헬기 뿐만 아니라 인력까지 임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지형과 실태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진화 능력과 기술이 국내 헬기보다 떨어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조차 부재 등 설비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산림청은 국내 임차헬기 업체에 입찰 자격조차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26일 산불 진화 헬기가 경남 하동군 옥종면 산불현장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산림청은 2023년 10월 18일 '외자입찰' 공고를 내고 대형 헬기 5대-중형 2대를 각각 240억 원(90일)-94억 원 가량(121일)에 임차하기로 했다. 국내 업체는 배제하고 국외 임차헬기 업체에게만 입찰 자격을 부여했다. 두 국외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고 '글로벌 에이비에이션(GLOBAL AVIATION KOREA)'과 계약을 체결했다.


송인성 한국회전익항공기사용사업협회장은 27일 "협회 차원에서 국내 헬기도 입찰 기회를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산림청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지속적으로 국내 헬기의 입찰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국내 임차헬기(78대)는 2024년도 가을철 산불조심 기간(2024년 11월 1일)부터 2025년 봄철 산불조심 기간(2025년 5월 15일) 까지 지자체에 전량 계약체결돼 입찰에 참가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산불재난 대응을 위해 국외 임차헬기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회 측은 "지자체와 계약이 체결된 것은 맞지만, 헬기를 추가로 산림청에 공급할 수 있다"면서 "입찰 자격을 국외로 한정하지 말고 국내 업체에게도 열어두면, 역량이 되는 국내 업체가 훨씬 싼 가격에 헬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6배 차이가 나지만 "성능면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게 송 회장의 주장이다. 송 회장은 "오히려 조종사나 설비 보수팀 모두 한국인인 국내 임차헬기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외 임차헬기의 경우 국내 헬기와 달리 유조차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산림청은 담수량 면에서 국내 임차헬기가 국외 헬기에 비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국내 임차헬기는 대부분 중소형으로 담수량이 600~3000ℓ 이하이며, 국외 임차헬기는 담수량이 4250ℓ"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산림청이 원하는 조건은 얼마든지 맞춰줄 수 있다. 처음부터 국내 임차헬기 업체에게 입찰 자격조차 부여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국내 헬기는 외국에 가서 산불 진화를 하지 못하게 하면서, 왜 6배나 비싸고 능력도 현저히 떨어지는 국외 헬기만을 산림청이 고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계약 결과 산림청은 올해 2월 대형 헬기를 제외한 중형 헬기(AS332L) 2대를 들여왔다. 이를 한 대당 하루 임차료로 계산하면 3884만 원에 이른다. 공공조달 시스템 '나라장터'에 올라온 동급 국내 임차헬기의 지난해 평균가격은 약 680만 원이다. 국외 임차헬기가 국내 헬기에 비해 약 5.7배 비싼 것이다.(표1 참조).

 

KPI뉴스 / 조해수 기자 chs90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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