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재건 조사 '급물살'…소문난 잔치? 신중론도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2-17 16:52:50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4월 중 마스터플랜 보고
해외건설협회, 공항·산업단지 타당성 조사
원조 담당 KOICA, 철도·에너지 등 조사
"연간 전체 400억~500억달러, 美·유럽과 경쟁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가시화되면서 재건 사업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관련 기관들이 유력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수주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하지만 '7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사업 규모와 달리 실제 우리가 따낼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대두되고 있다. 

 

▲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북동부 수미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의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를 오는 4월 중 현지에서 최종 보고할 예정이다. 

 

이 공사는 해외건설촉진법에 의해 2018년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다.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은 양국 정부가 중점 추진키로 한 6대 재건 선도 프로젝트 중 하나다. 

 

2023년 11월 키이우 지역의 복구 비전과 공간 개발 및 복구 계획,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개발 전략 수립 등을 목표로 조사에 착수해 이제 막바지에 이른 것이다.

우선 사업을 발굴하고 한국 기업에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공사는 세계은행이 2023년 추정한 재건 수요에 기반해 주택은 680억 달러(약 98조 원), 교통은 921억 달러(약 132조8000억 원)로 추산한 바 있다. 이후 전쟁이 이어져 규모는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조사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같은 달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 확장 사업 사전타당성 조사', 그 다음달에 '우크라이나 르비우 M10 산업단지 개발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협회는 르비우 지역에 대해 "EU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의 가치가 매우 높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서부 지역에 위치해 있어 재건 관련 중요한 산업 거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교통 인프라가 우수하고 낮은 비용의 노동력 확보가 용이해 물류 중심 산업단지 유치에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단지 개발은 르비우 시의회의 발주에 따라 개시된 프로젝트로 우크라이나 민간 기업과 국제기구의 참여로 비교적 안정적 투자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보리스필 공항은 키이우의 관문 공항으로 2021년 기준 950만 명의 운송을 담당하는 규모다. 1959년 개항해 시설이 낙후된 만큼 현대화와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기 재건 사업은 한국 정부의 대외협력자금 등 지원을 전제로 해야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2월 G7(주요 7개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공여자 공조 플랫폼(MDCP)의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한 바 있다. 공적개발원조(ODA)를 담당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도 키이우와 국경 구간 고속철도 구축,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 도시 오데사 철도 용량 증대 사업 타당성 사전 조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재건 사업을 위한 초석들이 만들어졌으나 진척이 없다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다시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각각 보리스필 공항 공사, 서부 리비우 지역 스마트시티 개발 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2월 세계은행과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정부가 함께 추산한 재건 사업 규모는 4860억 달러(약 700조 원)로 전년 추산 대비 18%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 중 한국 기업들에 돌아올 몫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재건 기간은 10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모든 지역에 대한 연간 총 투입 금액은 400억~5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짚었다. 유럽과 미국 등 우크라이나 원조 국가와의 경쟁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쟁의 최대 손실 지역은 현재 러시아 점령지다. 만약 점령지를 러시아가 가져가게 된다면 우크라이나 재건 규모는 기존 추정치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구상은 러시아 쪽에 유리한 내용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감안하면 초기엔 원조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키이우무역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올해 예산 규모는 883억 달러(약 127조3000억 원) 인데 400억 달러 가량은 해외 원조가 필요한 실정이다. 

 

코트라 키이우무역관은 "현지 재건 사업은 자금 확보 문제, 심각한 전력 부족 등 여러 여건상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종전안 도출을 위해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와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 이달 내 미·러 정상회담 가능성이 점쳐진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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