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다시 열릴까…통일부 구상에 현대그룹 '대기 모드'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6-01-09 16:48:20
"北, 인바운드 관광 절실해 가능성 높다"
현대그룹 "언제든 행동하도록 철저히 대비"
관광업계는 시큰둥 "불확실하고, 열려도 제한적"
통일부가 외부에 의뢰한 연구에서 설악산과 북한의 원산갈마관광지구, 금강산을 잇는 관광축 개발 사업을 과제로 제시했다. 또 인천과 개성을 연계하는 해상 항로 관광 벨트안까지 아우르는 '동·서해안 회랑(통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일부는 올해를 평화공존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금강산 관광 사업을 했던 현대그룹은 기대감을 보이며 정치적 여건만 마련되면 언제든 뛰어든다는 태세다.
다만 관광업계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무엇보다 북한의 입장이 불투명하므로 크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 정책연구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 연구원'(코리아연구원)은 통일부 연구 과제인 '한반도 평화경제 미래 비전 협력 모델 구축 연구' 보고서를 제출했다. 연구진에는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세종연구소,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이 함께 했다.
북한이 나설 가능성 있는 협력 사업 중 하나로 관광을 꼽았다. 연구진은 "북한은 원산 갈마, (백두산 인근) 삼지연 등에 관광 시설을 조성한 상태에서 '인바운드 관광'(외국인 국내 관광)이 절실한 만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방법론으로 '점'이 아닌 '선·면' 단위로 확장 개념을 제시했다. 남측의 설악산·강릉·제진과 북측의 금강산·원산·갈마를 하나의 축으로 묶고, 동해선 도로·철도와 해로(크루즈)를 결합한 복합 상품을 구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북측 강원도 원산시 갈마반도 지역에 2만 명가량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지난해 6월 준공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여지껏 본격화되지 않고 있어 북한으로서도 새로운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관건은 위험 관리다. 연구진은 "통제 및 안전 측면에서 용이한 해상 크루즈 기반의 제한적 기항, 일부 육로 구간에서의 시범 사업, 철도로의 연계 확대라는 3단계로 설계하는 것이 위험 관리에 유리하다"고 짚었다.
북한연구학회도 지난 연말 통일부에 제출한 다른 보고서에서 "정부의 5·24 조치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완화될 경우, 속초항과 원산항을 잇는 해로 관광과 고성~금강산~원산을 잇는 육로 관광, 양양국제공항과 원산갈마국제공항의 항공 관광 등 남북 자원을 결합한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물리적 인프라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코리아연구원 연구진은 서해안의 경우 '평화·역사·해양 관광 벨트'를 제시했다. 북측 개성시의 역사, 남포시 해양·온천과 비무장지대(DMZ) 평화·생태를 연계하고 인천과 남포를 잇는 해상 항로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연구진은 "수도권 배후 수요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관광 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서해 지역은 군사적 민감성이 상대적으로 크므로, 초기에는 유산이 집중된 개성을 중심으로 한 제한형 프로그램과 해상 이동을 중심으로 해서 정치·군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프로그램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2026년 업무계획 보고에서 "만 7년째 지속된 남북 관계 단절의 벽에 바늘 구멍을 뚫기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비해 기업인 방북 등 개성공단 재개를 준비하고, 국제 원산 갈마 평화관광과 연계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그룹도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사에서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남북 관계에 발전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며, 여건에 따라 언제든 행동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 사업이 중단된 이후에도 건설업과 국내 관광 용역 등 기능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여건만 마련된다면 다시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2019년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현대아산 소유였던 해금강호텔 등 금강산 관광 시설들을 단계적으로 철거했고 지난해에는 마지막 남측 시설이었던 이산가족면회소 건물까지 뜯어냈다. 관광이 재개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인프라 건설을 해야 한다.
관광업계는 대체로 사업성을 논하기 시기상조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협회 관계자는 "아직 업계가 관심을 가질만한 시기는 아니라고 보고 있으며 과거 금강산 관광도 일부 여행업체들이 맡아 하던 것이라 전반적인 이슈는 아니다"면서 "정치적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고 문이 열린다고 해도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일 것이다. 지켜보고는 있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금강산에 골프장과 리조트를 건설했다가 북측에 의해 철거되는 아픔을 겪었던 아난티 그룹도 현재는 대북 사업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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