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5당,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딜레마 빠진 한동훈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9-03 16:55:32
박찬대 "韓, 채해병 특검 추진할 의지는 있나…입장 밝혀야"
친한계 이견…장동혁 "韓 입장 불변" vs 김상훈 "동의 어려워"
野 특검에 韓 "별 내용 없어, 제 입장은 같다"…與 "탄핵 공세"
야당이 3일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6월 당대표 선거 출마 시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 발의를 공언한 탓이다.
두달이 지났으나 대통령실과 친윤계 반대는 여전하고 친한계 내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약속을 지키기도, 깨지도 곤란한 게 한 대표 처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은 이날 야당의 비토권이 포함된 제3자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대법원장이 4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야당이 이 중 두 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방안은 한 대표가 제시했던 안이다. 특검법 관철을 위한 대여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야권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야당의 비토권이 명시돼 국민의힘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여당이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제보 공작'도 빠졌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법안은 반드시 통과시키기 위한 정치적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한 대표가 공언한대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 처리 이행을 촉구하는 의미도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
야당이 특검법을 발의한 만큼 한 대표는 가부의 결단을 내려야하는 상황이다. 지난 1일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 후 여러 설이 불거졌다. 채상병 특검법 추진을 철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 특검법을 추진할 의지가 있긴 한지 한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친한계는 진화에 나섰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특검법을) 발의한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며 "다만 당내 논의를 거쳐야 되고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국민들이 의혹을 갖지 않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 대표는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너무 늦지 않게 결단하시면 좋겠다"고 결단을 재촉했다.
하지만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제3자 특검법 이야기를 하더라도 입법화하는 과정은 별개의 과정"이라며 "그 과정에는 당내 의견 수렴 절차가 있어야 하고 정부와의 사전 교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이 당내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게 제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경북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야당 발의 특검법에 대해 "내용은 봤지만, 별 내용이 없었다"며 "제 입장은 (기존과) 같다"고 밝혔다. 특검 철회 보도를 일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야당이 재추천 요구권을 갖고 입맛대로 특검을 고르겠다는 '야당 셀프 특검'에 불과하다"며 야5당 발의 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채상병 특검법을 또다시 발의했다"며 "여당을 향한 정치공세이자 탄핵 명분을 쌓기 위한 정쟁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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