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총리 대 총리 대결구도'의 유쾌한 상상

김당

dangk@kpinews.kr | 2018-11-12 15:57:41

〈 UPINEWS+〉 창간기념 여론조사에 담긴 민의
전·현직 총리가 범보수-진보 차기대권 적합도 1위로 지목
진영논리 벗어난 통합정치에 대한 기대심리 반영
▲ 김당 정치 에디터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막걸리 예찬론자다. 역대 총리 중에서 소통의 수단으로 막걸리를 특정해 예찬론을 펼친 이는 이 총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이 총리는 전남지사 시절 막걸리를 마시는 세 가지 이유를 들곤 했다. 

 

"첫째, 많이 마시지 않아도 배부르다. 둘째, 2차를 가지 않아도 된다. 셋째, 소주나 폭탄주를 마시고 싸우는 경우는 봤어도 막걸리 마시고 싸우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는 말이고 사석에서는 한 가지 이유를 더 든다. 많이 마시지 않아도 배가 부른 탓에 술값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민적이고, 소탈하고, 현장을 중시한다. 기자 출신답게 '우문현답'('우'리들 '문'제의 대부분은 '현'장에 '답'이 있다)을 강조한다.

이 총리가 지난해 10월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부산지역 조선업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귀를 세워 애로사항을 듣고 꼼꼼히 메모했다. 이어 언제든 연락하라며 참석자들에게 명함을 건넸다. 한 참석자는 총리 명함을 받곤 깜짝 놀랐다. 장관만 되어도 연락하려면 비서실을 거쳐야 하는데 명함에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정치인에게 적합도가 '현찰'이라면 호감도는 '어음'

이런 소탈함이 SNS에서 입소문을 탄 것일까? 이낙연 국무총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 UPINEWS+〉 창간기념 여론조사(10월 19~21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RDD 휴대전화 85%·유선전화 15%, ARS 자동응답시스템, 표본오차 95%±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이낙연 총리가 단연 주시할 인물로 떠올랐다.

이낙연 총리는 범진보진영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20.5%)와 호감도(58.6%) 조사에서 모두 1위로 지목되었다. 이 총리가 적합·호감도 조사에서 모두 1위로 지목되기는 처음이다. 이 총리에 대한 적합도, 곧 지지율이 20%대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위 심상정 의원(9.7%)와의 격차는 곱절이 넘는 10.8%p다.

정치인에게 적합도가 '현찰'이라면 호감도는 '어음'이다. 적합도가 적극 지지층의 표심을 반영한다면 호감도는 표의 확장성을 반영한다. 호감도가 높을수록 확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낙연 총리는 한국당과 보수층을 제외하곤 사실상 전세대와 지역 그리고 계층에서 50% 이상의 높은 호감도를 얻었다. 지지기반이 아닌 보수층(42.4%)에서도 40%대의 호감도를 기록했다.

범보수진영 후보들의 호감도(30%대)는 범진보 후보들(50%대)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범보수진영의 주류인 한국당의 낮은 지지율이 반영된 탓이다. 하기는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데 그 두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지지율이 높다면 그것이 비정상이다.

'총리 출신 대통령'의 최대 장점은 안정감

그런 가운데서도 범보수진영에서 주목할 인물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다. 황교안 전 총리는 범보수진영의 차기 대선주사 적합도(18.6%) 조사에서 1위로 지목되었다. 호감도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35.8%)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뒤진 2위(33.8%)로 지목되었다.

황 전 총리는 이낙연 총리와 달리, 전세대와 지역을 통틀어 60대(51.2%)와 70세 이상(52.7%)에서만 50% 이상을 기록했다.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그의 책임을 감안하면 이 또한 정상이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한국당 당적이 없음에도 한국당 지지층(85.8%)에서 최고의 호감도를 기록한 점이 주목을 끈다. 보수층(58.7%)에서도 상당히 높은 호감도를 기록했다.

자연스레 '범진보진영 전직 총리 대 범보수진영 전직 총리의 빅매치'가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아직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넘어야 할 산이 즐비하다. 당장 유력 정당들의 전당대회와 2020년 총선이 변수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고 상상력의 산물이다.

'총리 출신 대통령'의 최대 장점은 안정감이다. 전·현직 총리인 두 사람이 각각 적합도(지지율) 1위로 지목되는 현재의 구도는 진영논리를 벗어난 통합정치에 대한 강한 기대심리를 반영한다. 국정 전반을 꿰뚫는 경륜을 갖춘 후보가 조곤조곤 대선 TV토론을 하는, '총리 대 총리 대결구도'는 상상하는 것만으로 유쾌하다.

 

KPI뉴스 / 김당 정치 에디터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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