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현지 현대차 중고, 출고가보다 비싸"…재진출 발판?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2-19 16:31:18
현대차, 매각 공장 되살수 있는 '바이백' 조건
"떠났던 외국 기업, 올해 300개 이상 복귀할 것"
현대자동차그룹 차들이 러시아에서 출고가보다 높은 중고 가격을 형성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철수했는데, 재진출하기에 양호한 토양이 조성된 셈이다. 종전을 위한 미·러 간 협상이 시작되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러시아로 다시 향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노보시비르스크무역관에 따르면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021년 말 판매됐던 외국차 중 현대차 솔라이스와 기아 리오가 지난해 말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자동차 온라인 판매 사이트(Auto.ru) 등 기관들의 분석을 토대로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처들어갔던 2022년 2월 직전을 기준으로 삼아 최근의 상품 가치를 따져본 것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솔라리스와 리오 중고차 평균 가격은 170만루블(약 2660만 원)로 2021년 말 출고가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물론 전쟁 탓에 러시아 물가가 치솟은 영향이 커 보인다. 지난해 11월 기준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9% 가까이 오를 정도였다. 이런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현대차와 기아 차종의 가치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불과 1만 루블(당시 기준 약 14만 원)에 매각하고 철수했다. 공장 가동은 1년9개월 전에 중단한 상태였다. 하지만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재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근 러시아 연방지식재산권국에 '현대'(HYUNDAI) 상표권을 재등록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규모가 2021년 23만4000대에 달하고 당시 가장 많이 팔린 외국차 브랜드에 오른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몰린 현대차 입장에서는 과거 입지를 다져놓은 시장을 매력적으로 볼만하다. 다만 공백을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채우고 있어 재진출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부품과 방위산업 업체인 현대위아 주가는 전날 종전 기대감으로 8.5% 급등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종전이 확정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러시아 재진출이 본격화된다면 현대차도 러시아 공장을 바이백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실질적인 논의는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러시아 생산기지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종전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 이전 러시아는 가전제품 대부분을 한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수입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대 가장 사랑받는 글로벌 브랜드 1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서방 제재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한국 전자업체들의 점유율은 크게 떨어졌다.
러시아 현지 언론(Gazeta.ru)은 올해 300개 이상 외국 기업이 돌아올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22년 1분기에 560개 기업이 철수했는데 이미 지난해까지 235개사가 복귀했고 올해 대거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카콜라도 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외국 기업들이 복귀하더라도 공백 기간의 시장 재편, 고금리과 고물가 등 달라진 경제 상황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코트라는 러시아에 유럽 지역 최고 수준의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 상품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점 등을 유리한 포인트로 꼽았다. 다만 러시아의 비우호국 규제 확대와 중국, 인도 등의 진출 확대는 위협 요인이라고 짚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