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에 지갑 닫은 소비자…고가 소비 대신 '생존형 소비' 증가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5-11-03 17:15:19
명품·관광 소비 등 '가치 소비' 성장세 둔화
소비자들의 지출이 명품이나 여행 등 고가 소비 대신 식비·생필품 등 필수 지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고물가·고금리 기조 탓에 '가치 소비'보다 '생존형 소비'에 집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카드 승인금액은 327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307조 원) 대비 6.7% 늘었다. 승인건수는 78억3000만 건으로 5.5% 증가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소비 패턴의 변화다. 음식점, 편의점, 식료품, 온라인 쇼핑 등 생활 밀착형 카드 이용이 크게 늘어난 반면 백화점, 가전·가구 등 고가 품목 소비는 증가율이 그보다 낮았다.
국가데이터처 집계에 따르면 지난 7~8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조5611억 원으로 전년 동월(4조2550억 원) 대비 7.2% 늘었다. 이 중에서도 음식료품(9.1%↑), 음식서비스(10.5%↑) 부문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외식비·식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생활비 지출' 자체가 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항공·관광 관련 소비 증가율은 그에 못 미쳤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항공여객 수는 319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내국인의 국내 관광소비(한국관광공사 집계)는 4조5923억 원으로 1.3% 감소했다.
백화점도 부진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백화점 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동월보다 1.1%만 늘었다. 8월엔 7.1% 감소했다. 여행·관광, 백화점 등 고가 소비가 둔화한 대신 식료품·외식 등 생활형 소비가 늘어나는 흐름이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예전에는 백화점 세일 때 옷이나 가방을 자주 샀지만 요즘은 필수 소비만으로도 부담이 커서 주로 아웃렛에서 산다"고 했다.
40대 '워킹맘' B 씨는 "아이 간식이나 식자재를 사는 비용이 예전보다 훨씬 늘었다"며 "필수적인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명품이나 여행에 쓸 돈이 별로 남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생활물가 상승률이 가파른데 은행 대출금리는 별로 낮아지지 않았다"며 "고물가에 고금리가 겹치니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물가와 금리 부담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명품·여가 중심에서 생필품·식비 등 필수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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