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한화그룹, 시총 120조 넘어…'美 조선 펀드' 날개까지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7-31 16:23:15

지난달 '100조 클럽', 50일만에 20조 늘어
최대 호황 조선·방산, 한화에어로 실적 신기록
한화오션, 美 조선소 인수 이어 1500억달러 펀드 기회
과거 삼성테크윈,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열매

'한화이글스' 팬들에게 올해가 더없이 각별한 것처럼 한화 계열사 주주들도 드라마틱한 성장에 올라타 있다. 1년여 만에 그룹 전체 시가총액이 3배 이상 급증했고 특히 최근 한 달 반 만에 20조 원 이상 늘어났다.

 

주력인 조선업과 방위산업이 역대급 호황에 순항 중인데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미국 조선업에서 더욱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더해졌다. 요동치는 국제 정세의 불안 속에서 한화그룹의 위상은 오히려 커지는 양상이다.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 [뉴시스]

 

31일 종가 기준으로 한화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모두 120조9632억 원에 이른다. △지주회사 한화 7조4809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1조3571억 원 한화오션 34조4102억 원 한화솔루션 5조2771억 원 한화시스템 11조2218억 원 한화엔진 2조8914억 원 한화비

전 3조1202억 원 한화생명 3조225억 원 한화투자증권 1조2572억 원 등이다.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불과 1년 만에 65조 원이 늘어 사상 첫 100조 원을 넘겼고 이후 50여 일 만에 다시 20조 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국내에서 시가총액 100조 원이 넘는 그룹은 한화 외에 삼성, SK, 현대차, LG, HD현대뿐이다. 

 

이날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 협력이 핵심 역할을 하면서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1500억 달러(약 209조 원)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 즉 마스가(MASGA)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建造), 유지 보수(MRO) 등을 포괄한다. 구 부총리는 "사실상 우리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미국 조선업 부흥을 도우며 새로운 기회와 성장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한화필리십야드)를 인수하며 일찌감치 터를 닦았다. 최근에는 한화해운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했는데 한국 내 한화오션 조선소와 공동으로 건조할 에정이다. 한미 조선 협력의 물꼬를 앞서 튼 셈이다. 이에 더해 한화오션은 호주의 해양방산 기업 오스탈이 갖고 있는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1500억 달러의 조선업 협력 펀드에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선업계로서는 새로운 기회다. 특히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 재발의된 '미국 조선업 강화법'(SHIPS for America Act)은 외국 건조 선박에도 미 국적 선박 취득이 가능한 길을 열어두고 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2030년까지 외국 건조 선박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조선소의 일감 증가로 연결될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조선업 수주점유율은 25.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포인트 크게 높아졌다. 중국과의 격차는 
51%포인트에서 26.7%포인트로 좁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물량이 대거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난 864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도 6조2735억 원으로 168% 크게 늘며 모든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상 방산 부문에서 매출이 1조7732억 원, 영업이익이 5543억 원으로 각각 33%, 113% 늘었다. 다연장 로켓 천무 공급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43% 상승한 1조834억 원에 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다. 

 

한화그룹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에너지도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분기 102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전날 밝혔다. 케미칼 부문의 적자에도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15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덕분이다. 

 

한화그룹 성과는 과거 과감한 인수합병(M&A)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2014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근간을 만들었고 2022년에는 위험부담을 안고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여 한화오션으로 새출발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인수 전후 4년 만에 매출을 140% 늘려 가장 우수한 M&A 사례로 평가됐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