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장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도시 수원, '기억될 시장' 묻는다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6-02-06 18:05:52
'당선 가능' 이재준, '미래 수원과 함께 기억될 인물' 황대호 떠올라
수원은 시장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도시다. 도시의 방향이 중요했던 순간마다 분명한 리더를 택했고, 그 이름을 전국에 각인시켰다.
심재덕 전 시장과 염태영 전 시장이 대표적이다.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도 '수원'하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이름이다.
작고한지 17년이 지났지만 심재덕 시장은 국내외에서 여전히 입에 오르내리는 부동의 1위다. 수원문화원장을 거쳐 민선 1, 2기 시장을 지내고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시장도 재선에 그쳤고, 중앙무대에서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세계인들이 더 기억한다
문화원장으로 수원에 문화를 심어오던 그는 시장이 되자마자 복개된 수원천 복원에 나섰다.
1994년 관선의 수원시는 교통과 상권 활성화를 이유로 수원의 젖줄인 수원천을 복개했다. 복개된 물길은 늘 그렇듯 도심을 악취로 물들였다. 심 시장은 수원이 새로운 변화의 물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수원천 복원이 먼저라고 판단했다.
하천의 구조물을 걷어 내는데 행정력을 동원했고, 상인들의 반대는 극렬했다. 그는 시장직을 걸었다. 이명박의 청계천 복원 논란 훨씬 전의 일이다.
같은 추진력으로 수원시내 공중화장실을 5성 호텔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목불인견이던 화장실은 이내 선진국 수준으로 변했고, 수원은 국내를 넘어 전세계 문화 관계자들의 벤치마킹 성지가 됐다.
지금도 세계인들이 부르는 그의 이름이 'Mr. toilet(미스터 토일릿)'이다. 엄청난 보상비에도 유네스코 문화유산 화성행궁의 복원을 밀어붙인 것도 그다.
시민 행정을 펴기 위해 무소속을 택했다. 그렇게 시민만 바라보며 '문화'를 바탕으로 도시의 틀을 닦았다. 반발도 컸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세계 유산이 됐다.
염태영 전 시장은 '수원 브랜드'를 정치·행정적으로 확장한 '거버넌스' 전략가다.
민주당 소속으로 3선의 기염을 토했고, 국회의원까지 일사천리로 내달렸다. 시민이 직접 시정에 참여하는 '거버넌스' 행정 구현이 바탕이 됐다. 그 힘으로 수원에 '특례시'를 입혔다. 현역 기초 단체장으로 민주당 선출직 최고 위원에도 선임됐다. 수원은 단박에 전국 단위 정치·행정 중심 무대에 올랐다.
'수도권 수부도시, 역사의 산고장'이란 빈강정에 자존감이란 감칠 맛을 한 껏 채워 줬다. 수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그도 회자되는 이유다.
외형상 심 시장과 염 시장은 판이하다. 심 시장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수원의 새틀'을 닦은 인물이라면, 염 시장은 시민과 함께 '정치·행정적 영토'를 확장한 리더였다.
그러나 두 전직 시장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모두 시대적 요구를 궤뚫었고, 정확히 부합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배워서 익힌 게 아니다. 나고 자란 곳에서 몸에 익은 수원의 바램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이제 수원은 다시 한 번 질문 앞에 서 있다. 이 두 시대 이후 수원의 이름으로 기억될 얼굴이 누구인지. 틀이 닦이고 영토가 확장된 도시에 누가 '완성'의 그림을 그릴지를.
6·3 지방선거 수원시장에 민주당의 이재준 현 시장과 권혁우 ㈜코뉴(CONEW) 대표, 국민의힘 이봉준 전 연합뉴스 본부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서 이재준 현 시장이 압도적 강세를 보인다. 여타 후보들이 적합도 한 자리수를 기록하지만 이 시장은 40%를 넘는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당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심재덕·염태영처럼 '수원의 이름'으로 기억될 지는 미지수다. 안정을 추구하는 기존 행정가 색이 짙다.
이 지점에서 등장하는 이름이 황대호다. 공식 시장 출마선언도 없었고, 실제 출마도 불분명하다. 40대 초반이어서 '아직은' 이란 꼬리표도 따라 다닌다.
그런데도 향후 '수원의 이름으로 기억될 시장'에 거론된다. 그의 삶의 궤적과 시대적 요구가 두 시장과 맞닿아 있어서다.
재선의 경기도의원인 황대호는 심재덕의 '도시의 틀' 위 염태영이 확장한 수원의 그림에 완성할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그 색채는 120만 시민이 조화롭게 어울려 사는 '생동감있는 삶의 질'이다. 더 이상 '도시의 확장'이 아니다.
그는 수원에서 나고 자라면서 이 요구를 몸에 담았다, 그래서 '문화·체육·도시생활'을 담론으로 의정 활동을 펴 왔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의 세대 감각 능력은 탁월하다. 심 시장과 염 시장이 도시의 언어로 시대를 대표했다면, 황대호는 다음 세대의 언어로 삶을 설명한다. 젊고, 정치적 충성도가 낮은 도시 수원의 미래를 궤뚫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수원은 다시 한 번 '완성'을 요구하는 시대의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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