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7100원 버거, 배달은 1만1400원...새우등 터지는 소비자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10-02 16:47:02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이중가격제' 속속 도입
배민, 1위 업체답게 소비자 위한 상생안 가져와야
배달앱과 프랜차이즈 업계 간 갈등이 격화하며 소비자들의 '새우등'이 터질 판이다.
1400여개 본사가 가입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달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배민)을 신고하면서 논란은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배달앱을 비롯한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다른 서비스로 이탈하지 않게(록인 효과) 하는 것이다. 배민이 최근 유료멤버십 '배민클럽'을 뒤늦게 시작한 것도 록인효과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배달앱 이용자가 늘면서 배달앱 3사는 입점 업체에 받는 중개 수수료율을 10%가까이 끌어올렸다. 현재 배민은 9.8%, 쿠팡이츠 9.8%, 요기요는 9.7%를 적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요구는 묻히고 파이 확대를 위한 업체 간 싸움만 가열되는 형국이다. 정부도 내년 소상공인 배달 지원 예산이라며 2000억 원을 배정했지만 정작 소비자 부담에 대해선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기존 KFC와 버거킹 등 버거 브랜드에서만 운영되던 '이중가격제'가 이제는 한솥, 메가커피 등 여타 브랜드에서도 속속 시행되고 있다.
이중가격제는 동일한 메뉴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 때보다 배달 시킬 때 요금을 더 내는 방식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배달앱들이 수수료를 과도하게 올리므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보장을 위해 이중가격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흐름은 돌이키기 어려워 보인다. 교촌치킨이 2018년 배달비 2000원을 도입한 이후 배달비를 따로 받는 것이 시장에 뿌리깊게 자리잡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중가격제가 적용돼 높은 가격에 더해 배달비까지 결제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이중가격제에 대한 규제는 없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정한 가격을 소비자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롯데리아는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20% 가까이 높였다. '리아 불고기 버거 세트' 주문시 매장에선 7100원, 배달로 시키면 8400원을 내야한다. 약 18%(1300원) 차등이 생겼다. 배달비가 3000원이라면 7100원 매장 메뉴를 1만1400원에 사먹게 된다. 두 배 더 쓰는 것이다.
배달 시장은 '소비자-자영업자-프랜차이즈 본사-배달앱 업체'가 한 데 얽혀 있다. 지금 배달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배달앱 업체들이다.
특히 가장 많은 입점업체와 이용자수를 보유한 1위 업체 배민의 파급력이 크다. 결국 여기서 상생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배민이 소비자들을 위한 대책을 포함한 상생안을 가져온다면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이중가격제 도입도 명분을 잃게 된다. 소비자를 '록인'하는 방법은 유료멤버십만으론 부족하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