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짙어진 '국회 무력화' 시도 정황

전혁수

jhs@kpinews.kr | 2024-12-06 16:40:07

홍장원 국정원 1차장 "尹,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지시"
"우원식·이재명·한동훈·김민석·박찬대·조국 등 체포대상"
곽종근 특전사령관 "尹이 '어디쯤 이동하느냐' 직접 연락"
이진우 수방사령관 "尹이 '거기 상황 어떠냐'고 물어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국회 무력화'를 시도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계엄 당시 군 지휘관들과 안보당국 관계자들이 앞다퉈 "윤 대통령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증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은 계엄을 통해 입법부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고 할 수 있다. '국회 무력화' 시도의 정점인 셈이다.

 

▲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비상계엄관련 현안보고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6일 국회에서 정보위원장인 신성범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등과 면담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의 체포를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홍 1차장에게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며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 지원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홍 1차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해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이들의 위치 추적을 요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여 사령관이 알려준 체포 대상자는 순서대로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김어준, 김명수, 김민웅, 권순일, 또 한 명의 기억하지 못하는 선관위원"이다. 또 홍 1차장은 "한국노총인지 민주노총인지 모르겠는데, 노총위원장 1명이 기억난다"고 밝혔다고 한다.

 

홍 차장은 "이를 듣고 '미친X이로구나' 생각하고 그 다음부터는 메모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 사령관은 '검거해 방첩사 구금 시설에서 구금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고 홍 차장은 "알았다"며 통화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 6일 오전 육특수전사령부에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가운데)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주(왼쪽),·박선원 의원과 만나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상황을 털어놓고 있다. [오마이TV 캡처]

 

곽종근 특수전사령관도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곽 사령관은 이날 특전사령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박선원 의원과 만나 "(윤 대통령이) 707(특임단)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라고 한 번 (연락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대통령이 직접 전화한 거냐"고 묻자 곽 사령관은 "이동 상황만 물어보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국회에)도착하기 전인데 언제쯤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고 답했다.

 

곽 사령관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전임 장관(김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는 것이었느냐.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곽 사령관은 "제가 판단했을 때 명백히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위법이고 임무 수행한 인원들은 법적 책임이 생기기 때문에 제게 부여된 명령이라서 항명이 될지 알았지만 그 임무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6일 오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오른쪽)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과 만나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주 의원 유튜브 캡처]

 

계엄 당시 국회 현장에 출동했던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도 4일 오전 0시쯤 윤 대통령에게서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 사령관은 수방사에서 김·박 의원을 만나 "윤 대통령이 '거기 상황 어떠냐'고 물어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며 "그랬더니 가만히 들어보시다가 '알겠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