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처리 '255일' 하세월…"尹정부, '카르텔' 공격 탓"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7-28 16:49:20
尹정부 "조 단위 혈세가 줄줄 새"…노동부 감사도
사측 지연 주장도…"한국타이어 의견서 4, 5개월 걸려"
금속노조 "이재명 정부, 구체적 해결책 내야"
산업재해(산재) 처리 기간이 최근 몇년새 급격히 길어져 평균 255일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4년 전 '100일'을 약속했는데, 실제로 결과는 2배 반 이상 역행한 것이다.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가 이른바 '산재 카르텔'을 잡겠다고 나서면서 당국이 미온적 태도를 보인 탓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사측이 절차를 지연시키기 때문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28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만2319건의 산재가 신청됐는데 승인 혹은 불승인까지 평균 255일이 걸렸다. 질병 유형별로 보면 신청 건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은 근골격계 질환이 205.1일에 달했다. 두번째(6118건)로 많은 소음성 난청은 377.5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는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을 통해 파악됐다.
민주노총은 2021년 당시 산재 처리 기간이 172일로 너무 길다며 농성을 벌였고 결국 고용노동부가 100일 이내(근골격계 질환은 45~60일)로 단축토록 과정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175.8일에서 △2022년 182일 △2023년 214.5일 △2024년 227.7일로 되레 매년 늘어나기만 했다. 금속노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2022년 1월~2024년 6월)에 따르면 근골격계 질환 산재 신청 3만9142건 중 노동부가 약속한 60일 이내 처리 사례는 12.6%에 불과했다.
작업 기간과 위험 요소 노출량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산재로 인정하는 '추정의 원칙'이 있으나, 지난해 기준 근골격계 산재 신청의 4.1%만 적용됐다.
금속노조는 "산재 처리 지연 문제가 계속 심각해진 것은 윤석열 내란 정권이 '산재 카르텔'을 잡겠다며 요란을 떨며 산재 노동자를 공격하기 급급했고 정권에 부화뇌동한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일하다 다친 노동자들의 정당한 산재보험 신청과 승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산재 환자가 근로복지공단과 병원 돈벌이 수단 아니냐는 의혹도 있고 그렇게 비치고 있다"며 "공단과 직영 병원, 환자들 사이의 '산재 카르텔'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고 언급했다. 그 다음달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연합뉴스를 통해 산재보험 재정 부실화 의혹과 관련해 "전 정부의 고의적 방기로 조 단위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말하며 파장이 커졌다.
결국 노동부가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에 나섰고 지난해 2월 부정수급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액수는 113억 원가량이었다. '조 단위'와는 격차가 컸다.
회사 측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는 지난 23일 금속노조와 김태선 의원 등이 주최한 산재 처리 지연 증언대회에서 한국타이어 사례 분석 결과를 전했다. 대전과 충북 금산에 공장을 두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3~6월 금산 공장에서 발생한 9건의 산재 신청 사례들을 보면 239일에서 길게는 294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충북지부는 "(2021년 말) 산재보상보험법 시행규칙이 개악되면서 산재 처리 절차에서 사업주의 의견을 듣는 것이 의무화됐고 제도와 법을 악용하는 일들이 발생을 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한국타이어의 경우 사업주 의견서 제출 또는 자료 제출을 하는데 4, 5개월을 소요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사측은 "근로복지공단과 협의를 통해 산재 신청 근로자에 대한 기간 단축을 위해 인력 보강 및 프로세스 개선 등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앞으로 근로자, 근로복지공단과 소통을 통해 산재 처리 기간을 더욱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재 처리 기간이 길어질수록 노동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유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근로복지공단 의뢰로 수행한 '2022년도 산재보험 비급여 진료비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건당 평균 진료비 총액은 430만218원 수준이었다.
금속노조는 "산재 처리 기간의 장기화와 불승인에 대한 걱정으로 산재 신청 자체를 꺼리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향후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생각될 시 이재명 정부의 산재 처리 지연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과 이행을 위해 노동부 앞 농성 등 투쟁의 결의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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