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적발, 2년 연속 최고치 경신…"엄정 처벌해야"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4-03-18 17:41:25

작년 보험사기 적발 금액 1조1164억…전년比 3.2%↑
20대 자동차 관련, 60대 병원 관련 보험사기 '빈번'
"보험사기죄에 대한 수사·양형 기준 별도로 세워야"

보험사기 적발 규모가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핵심 빠진' 보험사기방지법이 늑장 통과되는 사이 보험사기의 규모는 갈수록 늘어나고, 지능화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1164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재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치 경신이다. 적발인원은 6843명 늘어나 10만9522명이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 [그래픽=황현욱 기자]

 

보험사기 유형은 크게 △사고내용 조작 △허위사고 △고의사고로 나뉜다. 사고내용 조작 유형의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6616억 원으로, 전체의 59.3%를 차지했다. 이어 허위사고 2124억 원(19%), 고의사고 1600억 원(14.3%)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대비 허위사고는 11%(+201억 원), 고의사고는 3%(+47억 원) 증가했지만, 사고내용 조작은 1%(-65억 원) 감소했다.

보험 종목별로 보면, 자동차(49.1%·5476억 원)와 장기보험(43.4%·4840억 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동차보험은 운전자·피해물 등 조작(+401억 원), 고의충돌(+205억 원)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771억 원(+16.4%) 증가한 반면, 장기보험은 허위 입원·수술·진단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338억 원(-6.5%) 감소했다.

 

▲보험사기 적발인원. [그래픽=황현욱 기자]

 

연령별로 보면 △50대(22.8%) △60대 이상(22.6%) △40대(20.1%) △30대(18.3%) △20대(14.9%) △10대 이하(1.3%) 순이었다. 특히 30대와 40대 증가율이 평균 증가율(6.7%)을 상회했다.

20대는 자동차 관련 사기(고의충돌 31%, 음주·무면허운전 14.5%)가 많으나 60대 이상은 병원 관련 사기(허위입원 18.8%)가 빈번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8일 "보험사기는 조직적으로 은밀하게 진행되므로 적발을 위해 내부자 제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제안을 받고 구체적 물증을 갖고 계신 분들의 적극적인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보험사기가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로는 시대가 바뀌고 범죄는 점점 지능화되는데, 제도가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면이 꼽힌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보험업계는 매우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제정된 보험사기방지법이 개정된 건 이번이 8년 만에 처음이다. 


개정안은 △보험사기 알선·유인·권유·광고 행위 금지 △금융위원회 자료제공 요청권 △보험사기 징역·벌금형 병과 △고의사고 피해자 보험료 할증 등 피해사실 고지 등의 보험사기 처벌·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이 지난 1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그래픽=황현욱 기자]

 

하지만 보험업계는 '보험업 종사자에 대한 가중처벌' 등이 반영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표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처벌 규정은 여전히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다"며 "가중처벌이 보험사기방지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처벌 규정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보험사기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금을 많이 받는 게 어느 순간부턴 자랑의 수단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료기관과 결탁해서 보험금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받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아직 미흡해 보험사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식의 변화가 이뤄지고,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규정까지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보험사기의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영화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기방지법이 개정된 건 큰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검찰 처분 및 법원 선고 현황에 의하면 보험사기죄의 경우 일반 사기죄와 비교하더라도 처벌 수준은 낮은 편"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보험사기방지법의 입법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 있게 집행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기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 및 처벌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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