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보수, 주주 승인받아야"…혁신당, 상법 개정안 발의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6-13 16:26:06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대표 발의, 민주당 일부 참여
주총에서 구체적 산정 근거 설명, 주주 의견 듣도록
고액 보수 논란 끊이지 않아…해외에선 이미 시행 중

기업 이사의 보수에 대해 주주들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실적은 저조한데 고액 보수를 챙기거나 여러 계열사로부터 중복해 받는 등 지속되는 논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여당이 더욱 강력한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범여권'에 속하는 조국혁신당이 추가적인 안을 내놓은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도 함께 했다. 지난해 민주당 의원이 유사한 법안도 발의한 바 있어 처리 과정이 주목된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국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이사의 주주 이익 충실 의무 추가, 상장사 전자주주총회 의무화와 함께 이사 보수 주주 승인 제도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발의했다.

민주당 김남근·민병덕·강준현 의원도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날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상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위원회에 김, 민 의원도 참여했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보수를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구체적인 보수액이 아닌 전체 이사 보수 총액 한도만 승인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회사는 지속적인 기업경영이 가능하도록 이사의 업무 및 능력, 회사 사정을 반영해 이사의 보수를 정하여야 한다. 이사의 보수가 부당한 평가에 따라 지급된 경우, 경영부실의 책임범위에 상응하는 보수에 대하여 지급을 제한하거나 환수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하는 게 신 의원 개정안의 골자다. 

 

또 최대주주나 주요 주주인 이사의 보수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구체적 산정 근거를 설명하고 주주의 의견을 듣도록 했다. 

 

특히 상장사인 경우는 이사 보수의 결정과 지급방식, 환수 등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보수위원회를 설치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수위원회는 이사가 아니더라도 명예회장, 회장, 사장 등 업무 집행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만한 명칭을 사용하는 사람의 보수도 심의·의결권을 갖도록 했다. 법적 책임 없는 미등기 임원의 보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보수위원회의 과반은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며 대표 역시 사외이사가 맡도록 했다. 

 

지난 5일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가 다시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 충실 의무 확대에 더해 감사위원 분리 선출, 전자투표 의무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까지 담겼지만 이사 보수에 대한 조항은 빠져 있다. 다만 박주민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법안에는 상장사에 한해 이사 보수의 주총 결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시 공동발의자로 민주당 의원이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함께 했다. 

 

박동찬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해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해 회사와 주주 및 회사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현행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입법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대주주를 비롯한 이사의 보수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이사 보수 한도 상향 '셀프 승인'에 대한 취소를 확정 판결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상법 조항에 위배된다고 본 것이다.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액트'는 올들어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상대로 주총에서 임원 보수를 심의토록 하자는 주주 제안을 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여러 계열사에서 겸직하며 보수를 받는 걸 비판하며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기도 했다. 

 

경영진 보수에 대해 주주들이 승인권을 갖는 '세이온페이'(say on pay) 제도는 2003년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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