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다음 타깃 반도체…"韓 매출 6% 이상 감소 우려"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4-07 16:50:06
iM증권 분석…직접 영향 1.7%, 간접 영향 4.3%
최근 상승세 찬물…"수요 감소+재고, 이중고 우려"
미국이 반도체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업체들의 매출은 6%가량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IT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를 감안하면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반도체 관세 부과에 대해 "아주 곧(very soon)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 주가는 3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지난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자동차 시동을 걸고 전자레인지를 켤 때 누르는 버튼은 모두 반도체인데, 모두 해외에서 만들어진다"며 관세 부과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 대해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7일 개별 관세 25%가 부과된다면 미국의 IT 기기나 장비 등 세트 업체들은 그만큼 증가하는 반도체 구매 비용의 3분의1을 가격 인상에 반영할 것으로 분석했다. 나머지 16.7%의 반은 반도체 업체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가정하면 한국 업체들은 8.3%의 가격 하락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 업체들의 매출 중 대미 직접 수출 비중이 15~20% 수준이므로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1.3~1.7% 정도에 그친다.
송 연구원은 하지만 이보다 간접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봤다. 한국(25%)보다 높은 상호관세율이 추가 적용된 중국(34%), 베트남(46%), 대만(32%) 등에서 한국 반도체를 탑재한 IT 세트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 IT 세트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서버가 56%에 이르고 스마트폰 10%, PC 25%다. 중국, 베트남, 대만의 평균 누적 관세율 44%를 감안하면 서버, 스마트폰, PC 가격은 각각 25%, 4%, 11%씩 상승할 것으로 송 연구원은 추산했다.
이 같은 비용 상승분의 3분의1을 반도체 업체들이 부담할 경우, 반도체 가격은 서버용이 8%, 스마트폰 1%, PC 4% 하락하게 되고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매출의 4.3%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미 직접 수출과 간접적 영향까지 더하면 6%가량 줄어들 수 있는 셈인데 실제로는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송 연구원은 "가격 상승에 따른 IT 소비 둔화와 이에 따른 반도체 주문 축소 영향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며 "관세 부과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미칠 실제 영향은 6%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업체별로는 SK하이닉스에 비해 삼성전자가 더 큰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범용 반도체에 비해 가격 변동 폭이 작은 AI용 HBM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MX사업부 생산의 80~90%가 고관세 부과 3개국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가격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던 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주류 제품 가격은 최근 한달새 13% 이상 크게 올랐다. 지난해 7월 말부터 약세 흐름을 보이다 지난달 초부터 상승 전환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고객사에 일부 제품군 가격 인상 계획을 통보했고 삼성전자도 메모리칩 가격 인상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도 "정말로 파탄적인 관세가 실행될 경우 하반기에는 수요 감소와 상반기 중 빌드업된 재고가 2중 부담이 될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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