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상품권 포비아...무분별한 발행 막아야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5-03-11 16:15:41

홈플러스 사태, 상품권 제휴사용처 축소
티메프 해피머니 상품권 피해, 아직 구제 못받아
무분별한 발행이 시장 대폭 키워, 자율규제 절실

"홈플러스 상품권도 못쓰게 되나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소식에 인터넷 커뮤니티엔 상품권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불안 섞인 글들이 11일에도 쏟아졌다. 홈플러스는 지류와 모바일로 홈플러스뿐 아니라 다양한 제휴처에서 사용가능한 상품권을 발행해왔다.

 

▲서울 시내 한 뚜레쥬르 매장에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뉴시스]

 

홈플러스 지류 상품권 결제 불가 업체가 CJ푸드빌,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등으로 확대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발행한 상품권은 25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보증사는 홈플러스다. 상품권 액면가의 60% 이상 사용시 홈플러스 고객센터에서 환불 가능하다. 제휴사용처는 줄었지만 아직까진 홈플러스 전 매장에서는 사용가능하다. 

물론 재무적 위험이 해소되기 전까진 안심할 수 없어 보인다. 사모펀드 MBK가 야기한 홈플러스의 회사채 신용등급 강등이 홈플러스 존립과 더불어 발행 상품권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상품권 자체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발행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처럼 발행사의 신용도에 문제가 없는 상품권들은 원활히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상품권이 등장한 것은 1930년이다. 현재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자리에 들어섰던 미츠코시백화점(경성점)에서 발행했다. 법적으로 지급보증에 대한 개념도 불분명했던 시기에 오로지 유명 백화점이 발행했다는 '신뢰'만으로 판매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확장돼온 상품권은 유통업계 전반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현금 유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고, 구매자 입장에서도 편의성과 함께 일부 명시된 금액 대비 저렴하게 살 수도 있는 게 장점이다. 

국내 유통사 지류 상품권 규모가 약 10조 원에 육박하지만 지금까진 발행주체에 대한 규제가 전무했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이 올해 시행되기 전까진 인지세만 납부하면 자산 규모, 매출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

상품권의 발행과 유통을 규정한 상품권법이 지난 1999년 폐지된 이후 20년 넘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안의 대상이 됐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로 인해 해피머니 상품권 구매 피해자들은 아직까지도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품권 금액의 '8% 환불' 추진 소식이 알려졌으며, 이마저도 받을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게 현실이다.

유통업계에서 상품권은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티메프에 이어 홈플러스가 불러온 '상품권 포비아'가 확산된다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법적 규제 뿐만 아니라 상품권 발행주체도 자발적 규제 방안과 안전장치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유태영 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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