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덮친 고환율 쇼크, '뉴노멀' 우려…탄핵 마무리 급선무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1-10 17:08:12

1460원대 치솟아, 금융위기 이후 최고
버티는 尹..."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1300원대 예측했던 기업에 '날벼락'

고환율이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물가와 금리, 수출, 생산, 내수 등 전방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외적 요인이 중첩돼 있지만 기폭제 역할을 했던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의 조속한 종결이 급선무로 지적된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5원 오른 1465원에 마감했다. 최근 숨고르기를 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편관세' 부과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다시 달러 강세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 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매월 평균 환율은 1320~1390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12월에 1434원으로 치솟았다. 난데없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기름을 부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에게 돌발적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전날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급격한 환율 상승세가 나타났다"며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미중 갈등, 한미 경기 방향성 디커플링, 미국 금리 인하 속도 둔화 전망 등을 요인으로 들었다. 

 

이와 함께 "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가능성"을 적시했다. 계엄 사태 이후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경호처를 내세워 체포영장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이 윤 대통령 엄호에 가세하면서 극도의 혼란을 빚고 있다. 

 

고환율 상황은 원자재 수입의존도와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기업에게 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원가가 오르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외화 부채에 대한 상환 부담은 가중된다. 한기평은 대표적으로 항공, 철강, 음식료, 여행, 이차전지 등 업종을 꼽았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게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조차 일정 수준 이상 환율이 오르면 의미가 퇴색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는 "1300원대 이하에서 환율 상승은 수출 증가 효과가 뚜렷하나, 그보다 높은 수준이면 오히려 역(-)의 관계가 발생한다"면서 "생산은 환율 상승 초기를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는 생산비용 증가 등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야말로 내우외환 상황 속에서 이제는 1500원 수준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기업은행연구소가 월 평균 1500원까지 상승시 영향을 추정한 결과, 소비자물가가 3개월 후 최대 7% 상승하고 수출은 9개월 후 최대 9%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금리는 8개월 후 최대 4.6%포인트 오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이 대부분 1300원대의 환율을 전제했다는 점에서 현 상황은 쇼크 수준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올해 사업계획 수립 시 적용한 환율은 1350~1400원이 33.3%로 가장 많았다. 1300~1350원이 29.6%로 뒤를 이었다. 1400~1450원을 적용한 기업은 18.5%였고 현재 수준인 1450~1500원을 예측한 기업은 11.1%에 불과했다. 

 

대한상의는 "최근엔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이 증가하고 환헷지 달러화 결제가 늘어나면서 (고환율)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가격보다는 기술과 품질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데 고품질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영업이익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율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는 잠재적 요소로 '국내 정치적 불안정 지속'이 85.2%(복수응답)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무엇보다 국내 정치적 상황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연구소는 "현재 환율이 이미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나,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국가신용등급 하락 우려 등으로 상방이 열린 형국"이라며 "부정적 영향 최소화를 위해서는 한미 통화스왑 체결 등 구조적 해결 노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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