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전락한 소형아파트…서울 미분양 89% 차지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3-12-14 18:04:06

서울 미분양 908가구 중 89.0%가 60㎡ 이하
악성미분양 절반은 40㎡ 이하 초소형아파트
"시장 활황기에 책정한 높은 분양가가 원인"

소형 아파트들이 '미분양의 주범'으로 전락하면서 건설사들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민간 미분양 아파트 908가구 가운데 807개가 전용면적  60㎡ 이하였다.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아파트가 41.4%(376가구), 전용면적 41~60㎡ 소형아파트는 47.5%(431개구)였다. 서울 지역 내 아파트 미분양 10건 중 9건(89.0%)은 작은 평수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 2023년 10월 기준 서울 미분양 아파트 전용면적별 현황.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특히 40㎡ 이하 초소형아파트가 전체 미분양 물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0월 미분양 아파트는 9월(916가구)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초소형아파트 미분양은 14.6% 증가했다. 미분양 아파트 축소는 전용면적 60~85㎡ 미분양이 132가구에서 94가구으로 28.8% 줄어든 것과 전용면적 41~60㎡의 미분양 감소(-3.6%) 영향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가면 초소형아파트의 비중이 더 높아진다. 10월 기준 서울 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408가구 중 절반에 달하는 48.5%(198가구)가 전용면적 40㎡ 이하였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47.8%에 달한다. 이와 달리 전용면적 41~60㎡(150가구), 전용면적 60~85㎡(55가구) 아파트의 준공 후 미분양은 전달보다 줄었다.

 

자치구별로 아파트의 미분양을 보면 강동구(276가구), 강서구(127가구), 강북구(125) 등이 많았다. 마포구(111가구), 용산구(29가구)처럼 실수요가 많은 도심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분양 물량 대부분이 소형 아파트에 몰린 현상도 대부분 같았다. 금천구, 구로구 등 일부를 제외한 서울 대부분 지역은 미분양 물량의 90% 이상이 소형 아파트였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이처럼 소형 아파트의 미분양이 적체된 것은 부동산 활황기에 건설사들이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로 소형아파트 공급을 늘린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상 주택시장 활황기에는 소형평형 공급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작은 평수를 여럿 분양하는 게 상대적으로 더 남는 장사라서다. 부동산 수요가 활발하던 시기에 건설사들은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소형 평형 아파트 비중을 확대했는데, 시장 분위기가 바뀌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일부 건설사들이 이익을 많이 남기려고 무리한 욕심을 부렸다가 '물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흐름에 따른 일종의 패턴"이라며 "분양가격을 내리고 소형 비중을 줄이는 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주 작은 아파트를 취득하는 데는 임대소득을 거두려는 투자목적인데, 현재 취득가격과 이자부담을 감안하면 투자 관점에서도 외면받는 상품이 됐다"며 "가격이 내려오기 전에는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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