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덤핑…정부, 조사기간 늘려 무역전쟁 총력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3-14 16:26:00

베트남 스테인리스 등 조사 연장
"조사 급증으로 인력 부족"
중·일·동남아…원자재 외 로봇까지 전방위 공세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국내 덤핑 의심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들어오는 물량들이다. 정부는 일부 덤핑 조사 기간을 연장해가며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4일 전자정부시스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와 협의해 지난 11일 베트남산 스테인리스강 냉간압연 제품의 본조사 기간을 당초 이달 말에서 5월 초로 한달여간 연장했다. 

 

▲ 경기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뉴시스]

 

기재부는 "무역위원회 조사 건 급증으로 인한 인력 부족 및 충분한 조사 필요"를 사유로 들었다. 


이 제품은 자동차, 조선, 항공, 화학, 기계부품 등에 널리 쓰이는데, 지난해 포스코가 조사를 신청했다. 무역위는 같은 해 10월 덤핑 수입과 국내 산업 피해의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예비판정하고 잠정 덤핑방지 관세 3.66~11.37%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중국산 차아황산소다 반덤핑 예비조사 기간도 당초 다음달까지였는데 정부는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합성섬유 세정제, 펄프 표백제 등으로 쓰이는 제품이 대상이고 한솔케미칼이 신청했다.

 

무역위는 지난 11일 조직 확대 개편을 알리면서 "세계적인 공급 과잉에 따른 저가 제품의 국내 유입 확산 등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통상 방어 기능을 대폭 강화하려 한다"고 했다. 조사 건수는 2021년 6건, 관련 시장 규모는 1500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10건, 2조92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태국산 섬유판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섬유판은 목재 섬유로 만들어진 가공 제품 일종인데, 태국산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무역위는 태국산 파티클보드 덤핑 조사도 개시했다. 한국합판보드협회 신청에 따른 것으로 목재 칩 등에 접착제를 첨가해 만든 판이다. 

 

덤핑 피해 우려 업종 중 관련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역시 철강이다. 지난 4일 조사를 시작한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의 국내 시장 규모는 11조3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최대 38%의 잠정 덤핑 방지 관세 결정이 내려진 중국산 후판 관련 시장 규모는 8조3000억 원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번째 타깃으로 삼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조치가 지난 12일 발효됐다. 한국 기업들은 직접적 타격은 물론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물량이 저가로 흘러들어올 우려가 커지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원자재뿐 아니라 로봇 업종도 덤핑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 등 국내 산업용 로봇 업체 5개사는 지난 1월 일본과 중국산 산업용 로봇에 대한 조사를 무역위에 신청한 바 있다. 중국산 1대 가격이 국내산의 60%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수입 물량은 2021년 9080대에서 지난해 1만3445대로 증가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덤핑 문제는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최근 대만이 중국산 열연강판과 맥주를 겨냥한 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멕시코도 미국산·중국산 알루미늄 조사를 시작했다. 

 

거꾸로 한국도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달 말 베트남철강협회는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과 한국산 아연도금강판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자국 정부에 요청했다. 미국의 철강업계도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 업체들이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반복해서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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