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월 잔액' 7.51조 역대 최대…'빚 돌려막기' 급증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12-26 17:19:33

11월 리볼빙 잔액 7조5115억…전월比 419억↑
"DSR 규제 탓 리볼빙으로 눈 돌려…당국 결단해야"

카드 결제액이 부담돼 다음 달로 이월하는 신용카드 리볼빙 이월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생활비가 빠듯해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5115억4800만 원으로 10월(7조4696억6800만 원) 대비 418억8000만 원 증가했다.

 

▲전업카드사 8곳의 리볼빙 이월잔액 추이. [그래픽=황현욱 기자]

 

리볼빙 이월잔액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7조 원을 돌파한 뒤 1년 넘게 꾸준히 7조 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7조2656억 원을 기록한 뒤 9월에 7조5024억 원까지 늘었다. 지난 10월에 7조4697억 원으로 줄어들었으나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결제 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 달에 갚을 수 있는 제도다.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으로도 불린다.

가령 이번 달 카드결제 대금이 100만 원이고 리볼빙 약정 비율이 30%라면 이달 결제일엔 30만 원만 결제 대금으로 빠져나가고 남은 70만 원은 익월 결제 대금과 함께 갚으면 된다.

 

▲리볼빙 지속 이용시 이월 잔액 추이. [그래픽=황현욱 기자]

 

언뜻 보면 결제 대금의 부담을 낮춰주는 것 같지만, 금리가 높다. 리볼빙 평균 금리는 연 15.67~17.84%다. 쌓일수록 이용자는 무거운 이자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리볼빙 잔액 증가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당장 카드 대금을 갚기 어려운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점, 최근 은행이 고신용자에게도 대출 문턱을 높인 점 등이 꼽힌다.

 

리볼빙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 눈독을 들이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은 DSR에 포함되는 반면 리볼빙은 포함되지 않아 이미 대출을 많이 받은 차주들이 리볼빙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볼빙은 카드사에게 이자수익을 가져다주는 '알짜사업'이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증가세가 반갑지는 않다. 취약차주들의 리볼빙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카드사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취약차주들이 돈을 더 이상 대출을 할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리볼빙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카드론을 이용하지 못하는 차주들이 리볼빙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카드론에 대한 DSR 규제를 풀어야 리볼빙 잔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늘어나는 리볼빙 잔액 속 금융당국이 결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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