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주주 '주식 보상', 일반 임원 2배…"지배력 강화 악용 우려"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4-02 16:03:50
일부 그룹은 보수의 10배 주식 지급
한화, LS,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등
지배주주에게 지급되는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이 일반 임원보다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세습이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주식 보상 규모가 보수의 10배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2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유고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스톡옵션 외 주식 보상을 부여한 상장사 93개사를 분석한 결과 82개사(88%)가 RSU를 부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RSU 부여가 가장 선호되는 방식이라는 것인데, 주식 부여 수량을 확정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주식 또는 상응하는 현금을 지급한다. 스톡옵션과 달리 무상이고 별다른 법적 규정이 없다.
이를 통한 연 평균 의결권은 지배주주가 평균 0.4%, 임원은 0.2%였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상장사의 스톡옵션 외 주식보상 활용 기간 평균이 2년에 불과해 아직 장기간에 걸쳐 주식 보상이 누적된 사례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내부 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일부 대기업집단에서는 의결권이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 조사 대상 중 1.87%에 이르는 경우가 있었고 다른 두 곳도 1% 이상이었다. 0.8~0.9%대도 두 곳으로 파악됐다.
또 RSU를 도입한 회사 중 개별 임원의 성과와 연동하는 경우는 11곳에 불과했고 대부분 재직 기간만을 조건으로 설정하고 있다. 불투명한 운영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일반 임원의 총 보수 대비 주식 보상은 0.79배인데, 지배주주는 3.46배로 월등히 높았다. 상여금과 비교하면 각각 6.67배, 25.45배로 파악됐다. 두 그룹은 지배주주의 총 보수 대비 9~10배의 주식 보상을 했다.
유 연구원은 "과도한 주식 보상이 기업집단 내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총수 및 친족과 RUS 계약을 체결한 기업집단은 한화, LS,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대신증권, 한솔 7곳이다. 한화는 총수 2세인 김동관그룹 부회장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에게 지급하는 약정을 맺었다. 에코프로도 창업자 자녀인 이승환 전무와 이연수 상무에게 RSU를 부여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한화 지분의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며 경영 승계를 완료했다.
정치권은 RSU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 이상 지분을 가진 대주주와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등에게는 RSU를 부여할 수 없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의 발의로 국회에 제출돼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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