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되면 현대차 월 4000억 부담"…떨리는 韓 경제 쌍두마차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1-05 16:00:19

트럼프, 자칭 '관세맨', 10~20% 관세 공언
미 대선 결과, 보조금 폐지 여부 초미의 관심사
중국 제재 강화로 한국 반도체 불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현대차에게 매월 최대 4000억 원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변화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대표 산업들에게 치명상을 입힐 것이란 우려가 크다. 

 

▲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5일 조희승 iM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향하는 자동차 수출과 각 모델별 평균 권장소매가격(MSRP)을 곱하고 관세 10~20%가 부과된다는 전제로, 현대차와 기아에 각각 월 2000억~4000억 원, 1000억~2000억 원의 부담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분기 기준으로 하면 각각 6000억~1조2000억 원, 3000억~6000억 원에 이르는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 대수 중 한국 생산 비중은 각각 65%, 52%로 파악된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종은 대부분 한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기본관세 10~20%를, 중국산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공약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을 통해 444억7000만 달러(약 61조3000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냈고, 올해는 이미 지난달까지 443억1000만 달러를 거둬 또 다시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주요 타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289억 달러의 대미 무역 흑자를 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집권 당시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검토한 바 있다. 

 

조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여건을 기반으로 미국 판매 대수를 늘려왔던 점이 한국 완성차 업종의 호실적 사이클을 이끌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달 현대차가 가동을 시작한 미국 조지아 공장(HMGMA)은 현지 생산 전기차에 제공하는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건설됐다. 조 연구원은 "보조금이 폐지된다면 기존에 보조금을 받고 있던 상업용 전기차에 대해서도 7500달러의 인센티브를 추가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면서 "HMGMA는 아이오닉5, 대형 전기차 신차, 기아 EV 시리즈를 먼저 시작하기 때문에 보조금 폐지와 친환경차 규제 연기는 고정비 부담을 높일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조금을 전면적으로 없애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지만 어떤 수준에서든 축소를 시도할 가능성은 높다. 

 

반도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강한 압박을 예고한 분야다. 그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제정한 반도체 지원법을 비판하며 "단 10센트도 내놓지 않아도 됐다. 일련의 관세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내 말은,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설립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칭 '관세맨(tariff man)'에 부합하는 발언이었다. 

 

삼성전자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투자 규모를 더 늘려 2030년까지 45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 보조금은 64억 달러로 14%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도 39억 달러를 들여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짓기로 했다. 4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만에하나 보조금 정책이 뒤집어질 경우 투자 계획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한국기업평가는 "반도체 지원법이 전면 폐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움에 따라 미국 업체에 대한 지원 비중을 더 높이거나 동맹국을 대상으로 한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지원 요구 조건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첨단 산업에 대한 제재 조치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미칠 파장도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메모리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 67%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은 전체 낸드(NAND) 생산의 28%, SK하이닉스의 우시와 다롄 공장은 각각 전체 D램의 41%, 낸드의 31% 비중을 차지한다. 

 

산업연구원은 "신규 미중 무역 협상 및 대중국 ICT 최종재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우리 반도체 핵심 판로에 단기적인 충격 발생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중 메모리 수출 제재 강도가 높아질 경우 한국 업체들이 보유한 중국 생산설비 운영과 대중 수출 판매 기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한국 업체들은 생산기반 다각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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