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아파트 10채 중 3채 입주포기…작년 입주율 역대 최저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1-09 15:45:37

원인 절반은 '기존주택 안 팔려서'…재고주택에서 신축으로 '침체 도미노'
미입주 지속되면 가격에도 악영향…"'마피'에 팔거나 기존 주택 급매해야"

지난해 새 아파트 입주예정자 10명 중 3명 가량은 입주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원인은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하지 못한 것이다. 주택 매매시장 위축과 기존주택 거래부진에 따른 연쇄효과가 신축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UPI뉴스가 9일 주택산업연구원의 아파트 입주율 통계를 분석해보니 작년 아파트 입주율은 67.3%에 그쳤다. 매달 발표하는 입주전망지수를 연도별 평균치로 환산한 결과다. 

 

이 수치는 주산연이 입주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낮다. 연도별 입주율은 △2017년 77.3% △2018년 75.8% △2019년 76.4% △2020년 81.6%를 거쳐 2021년 85.4%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2년 78.1%로 떨어졌고 지난해 7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 2017~2023년 아파트 입주율 추이. [주택산업연구원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

 

지난해 입주율은 전국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낮았다. 수도권 입주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80%선 아래(78.6%)로 내려왔고 비(非)수도권 입주율(64.9%)도 첫 60%대를 찍었다. 서울 입주율은 2021년 93.7%에서 2022년 89.3%로 떨어지더니 작년에 83%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가운데 지방광역시(65.1%) 지방도지역(64.7%)의 지난해 입주율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전까지는 광역시 지역이 도지역보다 높은 흐름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아파트 미입주 현상이 지방광역시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약자 절반 가까이가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기껏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비중은 지난해 △9월 36.2% △10월 41.7% △11월 44.0%로 점증하더니 지난달엔 전체의 거의 절반(49.1%)에 육박했다. 

 

이어 △잔금대출 미확보 18.2%, 세입자 미확보 18.2% △분양권 매도 지연 5.5% 등이 미입주 원인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간 주택시장 하강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신축 아파트'가 앞으로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위원은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로 인해 위축된 주택시장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됐다"며 "기존 재고주택 시장의 부진이 '갈아타기'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UPI뉴스 자료사진]

 

흐름은 당분간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은 향후 입주전망을 예측하는 입주전망지수를 내고 있는데, 올해 1월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각각 4.9포인트(97.2→92.3), 4.3포인트(81.6→77.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가 도입되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미입주 물량의 증가가 신축 아파트의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입주예정일이 지난 시점에서는 자금여력이 여의치 않더라도 이미 돌이킬 수 없다"며 "비슷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존 주택 매각가를 낮춰 급매로 내놓거나,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주택을 파는 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를 하지 못한 계약자들이 대안으로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경우 전세 매물이 많아지면서 전세가격을 끌어내리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송 대표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이고 거래량이 축소되다 보니 모든 시장환경이 연쇄적으로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시장의 연결고리를 타고 한 가지 문제가 다른 문제로 전이되는 도미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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