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박월정의 삶과 예술...'100년 만의 소환-금홍아, 금홍아'

박상준

psj@kpinews.kr | 2024-11-13 15:43:42

유일한 북한출신 소리꾼으로 창작판소리극 '단종애곡' 등 연출

1950년대를 배경으로한 화제의 드라마 '정년이'에 등장하는 여성국극은 당시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주연급 배우들은 지금 아이돌만큼 팬덤을 형성했다. 당시 여성국극이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배경엔 1930년대 박월정의 창작판소리극인 '단종애곡'과 '항우와 우희'에 힘입은바가 크다.


▲100년만의 소환 '금홍아, 금홍아' 포스터.[경서도소리포럼 제공]


'박금홍'이란 예명으로 통했던 박월정(1901~1950?)은 1920~30년대 국악계를 풍미했던 예술인이다. 조선 최초의 여성 중심 공연'삼 여류 명창 공연 음악회'를 기획· 출연하고 창작 판소리극의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판소리꾼 대부분이 전라도, 경상도 등 남한 출신이지만 박월정은 북한(서도)에서 태어나 북한에서 판소리를 학습한 후 서울로 내려와 활동했던 유일한 소리꾼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잊혀졌다.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한 책 '조선창극사'(정노식 저, 1940년 출간)에는 그녀의 기록이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녀가 맹활약하던 때로부터100년이 지난 현재,한 예술단체가 그녀의 예술혼을 재조명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경서도소리포럼(예술감독 한윤정)이 오는 23일 무대에 올리는'100년 만의 소환-금홍아,금홍아'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경서도소리포럼은 서도소리뿐만 아니라 판소리,경기잡가,시조,가야금병창에 두루 능통하고 연극에도 도전해 신연극운동 부흥에도 크게 기여했던 박월정 명창에 대한 기록이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소개되었던 사실에 주목하고 5년 전부터 그녀를 조명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독백과 극을 섞은 형식으로 진행된되는 공연은 평남 강서에서 태어나 9세에 사리원 봉산으로 내려와 탈춤, 서도소리, 판소리를 익혔던 '봉산의 천재 소녀,금홍이'로 시작해 '장안사의 꽃, 금홍이', '구극계의 이단아, 금홍이', '일동의 첫 여성 판소리꾼,금홍이', '조선 최초 여성 중심 공연,삼 여류 명창전', '시조를 남기고 떠난 금홍이'등 총 여섯 개의 막으로 나눠 그녀의 삶과 예술세계를 시간 순으로 되짚어본다.


▲'10년만의 소환, 금홍아, 금홍아' 출연진.[경서도소리포럼 제공]


공연에는 특별한 소리꾼들이 무대에 오른다. 전북무형유산 판소리 예능보유자 유영애 명창은 박록주 명창 역을, 인천무형유산 서도좌창 예능 보유자 유춘랑 명창은 박월정 명창의 젊은 시절 역을 맡는다.


이 밖에도 경기소리의 전설 김옥심 명창의 제자인 남혜숙·유명순 명창이 참여하며, 젊은 시절 박월정의 주 역할은 서도소리꾼인 이나라가, 박월정 명창과 함께 오랫동안 활동했던 판소리 대명창 김초향 역은 박지수가 각각 맡아 열연을 펼친다.


한윤정 예술감독은 "요즘TV에서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 '정년이'가 해방 이후 국악계 최초로 여성이 주도권을 쥐고 성장한 여성국극을 다루고 있는데, 여성국극이 발아한 배경의 한 측면에는 1931년부터 1933년까지 진행됐던 조선 최초 여성 중심 판소리 공연과 1933년 박월정의 창작 판소리극인 '단종애곡', '항우와 우희'등이 큰 몫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마포제일라아트홀에서 전석 무료로 열리며 관람 신청은 이메일(kimdica@naver.com)로 가능하다.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