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사랑 무색게 하는 루이비통 악취 소동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9-11 16:12:31

매장에는 교환 문의 고객들 줄이어
본사, 원인 파악하고도 대응은 부실
배짱영업의 빌미된 맹목적 명품 사랑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과 같은 명품이 언론 기사에 오르는 것은 대체로 몇 가지 정해져 있다. 1년에 서너 차례 지나칠 만큼 자주 가격을 올린다는 것. 또 한국시장에서 조 단위로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기부는 쥐꼬리에 불과하다는 것. 그럼에도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세계에서 최고라는 것 등등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느닷없이 루이비통 가방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사례가 등장해 고객들의 반품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시내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루이비통 매장과 커뮤니티, 악취 가방 교환 문의로 북새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가방에서 악취, 거의 재래식 화장실 수준의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된 것은 지난 6월이었다. 그 이후 명품 커뮤니티에는 루이비통 가방의 악취 때문에 제품을 교환했다거나 교환을 거부당했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오고 있다.

일부 대형 매장에서는 악취로 교환을 문의하는 고객이 7월과 8월에는 하루에도 300∼400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러한 매장에서는 제품의 악취가 얼마나 고약한지 마치 가을철 은행 열매가 터져 나는 냄새와 유사하고 환기를 시켜도 악취가 빠지지 않아 곤욕을 치를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악취가 나는 제품을 교환해 주고 있지만 뚜렷한 기준이 없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환을 비교적 수월하게 해 주는 매장은 커뮤니티에 소문이 나면서 고객이 몰리고 있다. 이에 비해 일부 매장은 소비자의 관리 부주의 때문이라면서 교환을 거부하거나 본사에 심의를 받은 이후에 교환이 가능하다는 식의 대응으로 고객들의 불만을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 본사, 악취 진즉에 파악하고도 알리지 않아

더구나 일부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것을 루이비통 본사는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7월에 루이비통 코리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악취 관련 미팅 때 사용된 자료에 그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천 소재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특정 물질을 사용했는데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악취를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돼 있었다. 또 문제가 된 제품의 생산시기도 2017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이비통은 이 문제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더구나 악취 소동이 난 이후에도 교환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누구는 교환해 주고 누구는 교환을 거부하면서 소비자의 불만을 키운 것이다. 배짱영업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할 만하다.

1인당 명품 소비액 한국이 세계 1위

올해 초 미국CNBC를 통해 보도된 모건스탠리의 명품보고서를 보면 명품에 대한 우리나라 소비자의 지나친 집착이 드러난다. 작년 한국의 명품 판매액은 1년 전에 비해 24%가 늘어난 168억 달러(20조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구입액을 계산하면 325달러로 세계 1위로 집계됐다. 미국의 280달러나 중국의 55달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더구나 모건스탠리가 한국의 명품 사랑 이유를 분석한 것을 보면 낯이 뜨거워지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한국인은 외모와 재정적 성공에 집착하고 명품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욕구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명품 과시에 상대적으로 덜 거부감

또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분석한 것을 보면 한국인들은 명품과시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인의 45%, 중국인의 38%가 명품을 과시하는데 부정적인 반면 한국인은 2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지나친 명품 사랑이 '명품 호갱(호구+고객)' 한국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비싼 돈 주고 구입한 루이비통 가방에서 악취가 진동해도 제대로 교환조차 받지 못하는 피해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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