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효과…삼성전자 시총 180조 증발, SK하이닉스 120조↑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5-06-17 16:59:21
HBM 성공·엔비디아 공급망 변수 희비…시총 요동
반도체 실적 앞서고 HBM4 승기 잡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 여력 남아…시총 뒤집힐 가능성 충분"
AI(인공지능) 열풍이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시가총액)에도 큰 변화가 왔다. SK하이닉스 시총은 120조 원 늘었고 삼성전자는 180조 원 증발했다.
희비가 엇갈리며 격차가 확 좁혀졌다. 아직까지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앞서지만 시총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요 원인은 AI 반도체 대표 주자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승승장구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고전을 면치 못한 탓이다.
1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시총은 삼성전자가 343조 원, SK하이닉스가 181조 원이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162조 원 앞서지만 1년 전보다 많이 따라잡혔다. 격차가 360조 원에서 무려 200조 원 가까이 줄었다.
두 회사 시총 격차가 가장 컸던 때는 지난해 7월. HBM3와 HBM3E 개발 및 양산 계획이 엔비디아 공급 성사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삼성전자 시총은 524조1469억 원(9일)까지 증가했다. SK하이닉스와의 시총 격차도 359조1955억 원(31일)까지 났다.
하지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엔비디아 공급마저 실패하자 주가는 하락했다. 같은 해 11월 삼성전자 시총은 300조 원 아래로 추락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시총이 120조 원 넘게 증가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 시총은 60조 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HBM3E 개발 및 양산 성공에 힘입어 같은 해 12월 100조 원대를 회복했고 엔비디아 공급 성사가 발표된 다음해 3월부터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4년 7월 SK하이닉스의 시총은 175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비가 극명해진 시점이 이 때부터다. 삼성전자는 줄곧 내리막을 탔으나 SK하이닉스는 하락 끝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도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주가가 25만 원을 돌파하며 시총이 185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도 만들어졌다.
이번에는 HBM4가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부터 HBM4 양산을 시작하고 엔비디아와의 공급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치솟았다.
6세대 HBM인 HBM4는 5세대와 설계부터 달라 양산에 먼저 성공하는 기업이 새로운 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번에도 SK하이닉스가 승기를 잡았다. 삼성전자가 HBM 설계부터 재정비 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샘플 공급에 성공했고 '10월 양산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HBM4 승기 잡은 SK하이닉스…시총 뒤집힐 수도
HBM이 힘을 얻는 이유는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부가가치가 다른 메모리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시장 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 중 HBM은 비중이 14%에 불과하지만 매출의 44%, 영업이익의 54%를 차지한다. AI 서버용 D램을 포함하면 매출 비중은 77%에 달한다.
HBM의 힘은 두 회사 실적에서도 입증됐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4분기와 2025년 1분기 모두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크게 앞섰다. 2024년 4분기 2.7배, 올 1분기에는 7배 높았다.
HBM4는 HBM3E보다 수익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가 HBM4까지 엔비디아에 공급하면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며 SK하이닉스가 공급할 HBM4 물량도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이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시총 1위를 내놓는 것도 시간 문제. 1년만에 200조 원이 좁혀진 만큼 160조 원 추격도 충분히 예상된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KPI뉴스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볼 때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더 오를 여력이 남아있다"면서 "삼성전자도 저력이 있지만 시총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