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내상 입은' 김정은 다음 행보 지켜볼 듯
김문수
| 2019-03-04 15:23:21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후 '상대책임 비난'
미국과 북한이 언론을 통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지우는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북한에 대한 압박 또는 비난의 강도를 서서히 높이는 분위기다. 각종 스캔들로 곤경에 처한 국내 정치적 곤경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한 북한은 이후 아직 추가로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아 다음 발언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은 위원장 일행이 아직 평양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정은의 특별열차가 평양에 도착한 이후 추가로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폭풍이 얼마 동안, 어느 정도로 이어질 지 예측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이미 결렬 이후의 전략을 정해두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빅 딜'이 아니면 결렬시킨다고 마음을 먹고 회담에 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빅 딜'을 위해 대북 압박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발언을 이어가는 건 미국이 이미 갈 길을 정해두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북한이다. 예상치 못한 가운데 한 방 크게 먹고 이미 내상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상실감 또는 패배감을 극복하고 대책을 마련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수령은 절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무오류설 이데올로기'가 북측의 행보를 어렵게 만든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주민들 앞에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이라면 회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지워 처벌하고 미국과 본격적으로 대립했을 것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어찌 나올 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 및 미사일 실험 중단 등 북한의 선의적 조치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에 강공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회담을 재개함으로써 회담이 파탄난 것이 아니라 잠시 진통을 겪은 것으로 포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강력한 경제 제재로 인해 외화가 갈수록 고갈되는 형편상 '새로운 길'을 가기보다 우여곡절 끝에 회담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곤혹스럽게 만들면서 언급한 시설이 '강선'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농축시설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알려지지 않은 시설'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것으로 보아 보도된 적 없는 제3의 시설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공개 핵시설을 직접 언급, 김정은의 신뢰도를 면전에서 실추시켰지만 이를 최후통첩으로 몰고가지 않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다음 회담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현재 미국 조야의 분위기는 매우 험악하다.
낸시 펠로시 미연방하원의장은 이번 미북정상회담 결렬을 처음으로 트럼프가 잘한 것으로 꼽았다.특히 미국 역대 정부는 어떤 회담이든 상호 신뢰를 가장 큰 가치로 삼아왔다.
이런 점에서 향후 미북관계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큰 내상을 입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어떤 행보를 취할 지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내상을 입혀놓고 다소 여유롭게 향후 북한측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당분간 엄청난 고민에 빠져 지낼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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