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해도 웃지 못하는 메디톡스…리스크 '산 넘어 산'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1-09 16:03:36

법원, 식약처 행정소송서 메디톡스 승소 판결
메디톡신 3개 품목 처분 모두 취소…승소 잇달아
소송 리스크로 천문학적 법무비용 지출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의 '무허가 원액' 여부를 가리는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메디톡신 이미지 [메디톡스 제공]

 

9일 대전지법 행정3부(최병준 부장판사)는 메디톡스가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메디톡신주 3개 품목(50·100·150단위)의 제조·판매 중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메디톡스의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청구도 받아들였다. 메디톡스 손을 들어준 것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1심 판결에 대해 "법원이 약사법에 대한 명확한 법리 해석을 통해 메디톡스에 대한 식약처 처분의 위법함을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2020년 6월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임상을 거치지 않은 실험용 원액으로 메디톡신주를 생산하면서 마치 허가된 원액을 쓴마냥 서류를 조작했다고 보고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메디톡스는 대전식약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번엔 승소했지만, 메디톡신을 둘러싼 소송전은 이뿐이 아니다. 휴젤과 대웅제약을 상대로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공정 도용 여부를 묻는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소송과 국내 민사, 식약처를 상대로는 메디톡신에 대한 '원액 변경'과 '간접 수출' 소송이 각각 진행되고 있다.

 

▲ 메디톡스 서울사무소 전경. [메디톡스 제공]

 

간접 수출 문제는 2020년 11월 식약처의 수출용 메디톡신·코어톡스 품목허가 취소 처분으로 불거졌다. 수출용 제품을 국내 도매업체에 넘긴 후 해외 수출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지만 식약처는 이를 약사법에 위반하는 간접 수출이라 봤다.

 

지난 7월 열린 1심에서 대전지법 행정2부(최병준 부장판사)는 이러한 간접 수출이 약사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식약처는 1심 판결에 불복, 즉각 항소를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기업·정부와의 소송전에서 잇달아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분쟁이 진행되는 사이 소송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마구 불어났다. 

 

전날인 어제 메디톡스는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올 9월까지 매출은 153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9억 원으로 51% 줄었다.

 

올해 메디톡스는 역대 최대 연간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소송 여파로 법무비용이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은 부진하다. 

 

2018년까지만 해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85억 원이었는데 대웅제약과의 소송전 여파로 이듬해 303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2020년에는 255억 원의 영업 적자를 봤다.

 

▲ 메디톡스 3분기 누계 실적 추이. [김경애 기자]

 

증권가와 주주들은 잇단 승소가 재무제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소송 리스크를 계속 떠안는 상황이다 보니 미래를 낙관적으로만 보기엔 다소 조심스럽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일회성 법무비용이 반영되면서 메디톡스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노이즈 해소로 (메디톡신)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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