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다시 날아오른다…전기차 회복세, ESS 급성장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8-26 16:02:15
글로벌 ESS 규모, 2030년 2.5배 성장 전망
LG앤솔, 2분기 영업이익 4922억원 기록
AI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안정적 수요 기대
미국의 중국 규제로 한국에 큰 기회 열려
미국 백악관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에너지 기업 '페르미 아메리카'와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건설 사업은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결합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배터리 등 에너지 분야 미국 기업인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함께 만든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2027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날 양국 기업인들이 협력 방안을 논의한 분야 중 공급망의 핵심 중 하나가 배터리이기도 했다.
부진에 빠져 있던 한국 배터리 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발목을 잡아온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내 사업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ESS 분야의 급성장이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26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SK온은 미국 조지아 공장의 12개 제조라인 가운데 2개를 LFP ESS 배터리 라인으로 배정했다. 전기차 전용 라인을 일부 전환하는 것으로 그만큼 배터리 업계의 달라진 환경을 방증한다.
AI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그에 수반되는 ESS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iM증권은 시장 조사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한 결과 오는 2030년 전세계 ESS 설치 용량은 지난해 대비 2.5배가량 증가한 748GWh(기가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 정원석 연구원은 "지난 2년간 국내 이차전지 산업은 북미와 유럽 전기차 성장세 둔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 왔으나 이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 하고 있다"며 "바로 미국 ESS 시장의 부상"이라고 짚었다.
전기차 수요는 경기 변동과 각국의 보조금 정책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ESS 수요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필요성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한국 업체들에 기회를 열어준 측면도 크다. 지난해 기준 중국 업체들의 세계 ESS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겼으나 한국 업체들은 6% 수준에 그쳤다. 중국 업체들이 낮은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해온 탓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정부는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감세 법안에 따라 내년부터는 중국, 러시아 등과 관여되는 ESS 제품은 세액공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미국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퇴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핵심 근거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이같은 흐름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부터 미국 미시간의 ESS 전용 LFP 배터리 공장을 가동했다. 삼성SDI도 오는 10월부터 현지에서 ESS용 삼원계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미 협력이 강화되면 추가적인 증설도 예상할 수 있다. 결국 미국 ESS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향후 한국 업체들의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시작된 대중국 일괄 관세 및 내년부터 부과되는 ESS 배터리 품묵 관세로 인해 미국 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을 향한 ESS 디벨로퍼 및 유틸리티 사업자들의 신규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수요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로 모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910만 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뛰었다. 북미 시장만 정체됐을 뿐 중국과 유럽 시장은 각각 32%, 26% 성장했다. 전기차 수요가 살아나면서 배터리 판매도 뛰고 있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49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삼성SDI와 SK온이 적자 폭을 줄인 배경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의 수혜도 기대된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당 79.1위안으로 전월 평균 대비 20%가량 상승했다. 중국의 감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리튬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데 배터리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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