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개인기'만 보이는 여당…불출마·험지출마 희생은 감감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4-01-05 17:51:48
韓, 이준석·특검법 해법 제시 못해…당 변화 실종
국민 기대감 저하…금태섭 "수직적 당정관계 때문"
물갈이·세대교체 과제만 남아…내주 중진 모임 주목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새해 들어 전국을 돌며 시·도당 신년인사회를 챙기고 있다. 대전·대구(2일), 광주·충북(4일)에 이어 5일엔 경기를 찾았다. 8일엔 강원에 간다.
4·10 총선을 앞둔 조직 다지기와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다. 자신의 존재감과 얼굴 알리기 의도도 있다. 그는 몰려드는 시민의 사인·촬영 요청에 답하느라 기차를 놓쳤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예상보다 '여의도 정치'에 잘 적응하는 모습이다. 신년회에서 넥타이를 풀어헤치는가 하면 의자 위로 올라가 인사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정무 감각도 떨어지지 않는다. 비대위를 젊은층과 신인 위주로 구성해 '세대교체'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노인 비하' 논란의 비대위원을 즉각 정리했다. 나아가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직접 사과했다. 발빠른 악재 대처로 평가된다.
'정치 경험 부재'가 한 위원장의 최대 위험 요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내 불안과 우려는 줄어드는 분위기다.
73년생 정치 초년병은 기존과 차별화한 메시지와 행동, 패션으로 청년, 여성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컨벤션 효과가 이어지며 대권 주가가 오름세다.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호각세를 이루는 게 신년 여론조사 결과다.
그런데 한 위원장과 달리 여당은 무기력해 보인다. '한동훈 개인기'만 눈에 띄고 당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비친다. 당 지지율도 별로 오르지 않아 한 위원장과 따로 노는 양상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 '용기·헌신'을 강조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주류인 지도부·중진·친윤계의 불출마·험지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열흘이 넘도록 호응하는 의원이 전무하다. '인요한 혁신위'가 어렵게 살린 '희생·헌신의 혁신' 불씨가 지도체제 교체 과정에서 사그라든 형국이다.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는 이날 "중진들도 결단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다려달라"는 말이다.
한 위원장이 취임할 때 3가지 난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준석 전 대표 탈당과 '김건희 특검법' 대응, 공천 물갈이였다. 한 위원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 쇄신 폭·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 위원장은 이준석·특검법,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특검법에 관해선 '용산'을 넘지 못해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는 상당히 올라가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율에는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며 "기대에 못 미치는 지점이 뭐냐면 한마디로 수직적 당정관계"라고 진단했다.
한 위원장이 두 가지 과제를 '패싱'하면서 비윤계 포용과 수평적 당정관계는 멀어졌다. 그만큼 당 변화에 대한 국민 기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공천 물갈이와 세대교체 뿐이다.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들이 나와야 당의 활로가 생긴다. 다음 주가 주목된다.
한 위원장은 내주 중진을 시작으로 소속 의원과 잇달아 만나는 자리를 갖는다. 우선 11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중진과 오찬 간담회를 한다.
한 위원장이 의원 모임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헌신을 당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취임 후 헌신이 필요함을 누차 피력해왔다. 지난 2일 신년회에서도 "우리 당의 자산과 보배들에게 필요한 헌신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다음 주 그의 호소에 응답하는 의원이 나올까. 당의 한 관계자는 "하늘만 알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마지막 과제에서도 성과를 못 내면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