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 태클에 쇄신 주춤…인요한 "혁신안에 역행하는 사람 있다" 경고

박지은

pje@kpinews.kr | 2023-11-13 16:16:49

印 "조용히 지역구 출마, 좋지 않아···장제원 잘 결정할 것”
張, 4200명 모아 세과시…"사상 지키겠다" 험지 출마 거부
주호영 "서울 갈 일 없다"…김기현 "모든 일엔 시기 있어"
이준석 "尹이 부탁해도 신뢰 없다…총선 중책? 누가 믿나"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 출범으로 탄력을 받던 쇄신 작업이 주춤하고 있다. 인요한 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를 향해 내년 총선 불출마 및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이 변곡점이었다. 호응은커녕 외면과 반발이 잇달아서다.

 

당 주류의 비협조에 인 위원장은 13일 불만을 토하며 경고를 보냈다. 그는 MBC라디오에서 "지역구에 그냥 조용히 출마하겠다는 그런 말들이 좀 나오고 있다"며 "그런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왼쪽부터), 장제원 의원, 이준석 전 대표. [UPI뉴스 자료사진]

 

인 위원장은 '지난주 당 지도부에 보고하는 혁신안에 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가 포함이 안 됐다'는 진행자 의견에 "권고사항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닦아서 다시 낼 수도 있고 또 역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이런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누구 말을 듣고 후퇴하거나 그럴 사람도 아니고 한시적으로 여기 왔기 때문에 굉장히 자유스럽고 소신껏 할 수 있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 바람과 달리 불출마·험지 출마를 선언하는 당내 주요 인사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3선의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과 당의 대표적 영남 중진인 5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되레 제 지역구 출마를 못박았다. 인 위원장 호소를 걷어찬 셈이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경남 함양에서 열린 지역구 외곽 조직 ‘여원산악회’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장 의원은 행사 직후 페이스북에 “함양 체육관에 버스 92대를 동원해 420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고 적으며 사진까지 공유했다. 불출마 압박을 받자 세를 과시하며 무력시위에 나선 모양새다.

 

▲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가운데)이 지난 11일 경남 함양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지역구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장 의원은 기념식에서 "그동안 우리 사상구민의 사랑을 받고 3선이 됐다"며 "지역발전을 위해서 예산과 사업들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지역에서 저를 성장시켜주셨기 때문에 지역과 함께하겠다"고 공언했다. 험지 출마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 8일 대구에서 의정보고회를 통해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며 "걱정하지 마라. 서울로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수도권 출마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영남 5선 김기현 대표(울산 남구을)은 '화답'을 피하고 있다. 지난 9일엔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장 의원이 '역행하는 사람'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분도 잘 결정하리라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 "100% 미지수라고 믿고 싶다. 본인을 위한 게 아니고 우리를 위한 게 아니다"며 "좀 참아달라 조금 재고해달라 지금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갈수록 당과 멀어지는 분위기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인 위원장이 총선에서 중책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에 대해 "제가 뭐를 하겠다고 한 다음 날 바로 뒤통수치려고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걸 누가 믿나"라고 반문했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 신뢰가 없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이) 신뢰가 없는 장본인"이라며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 중 이탈하신 분들이 다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여권이 이 전 대표에게 공천권이 포함된 선대위원장 또는 비상대책위원장 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 도의원은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한 명이다.

이 도의원은 "용산 대통령실 내지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측근이나 주변인을 통해 이런 제안(선대위원장·비대위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더 나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60%"라고 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국민의힘, 이준석·유승민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수도권에서는 2∼3% 당락으로 결과가 정해진다. 두 사람이 우리 당과 함께 하지 않고 다른 길로 갈 경우에는 40∼50석 이상이 날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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