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원 좀 연결시켜 주세요"…카드사 고객 불만 '속출'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5-08-01 17:34:25

대기 시간 길어져 자동으로 연결 끊기는 경우도
인력난에 상담원 업무 과중…화장실도 허락 받아야

카드사들은 2022년부터 챗봇·음성봇 등 인공지능(AI) 상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도입 취지로 '고객 응대 효율화'를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상담원과 통화가 힘들어진 고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 AI 컨택(안내)센터 이미지. [뉴시스]

 

40대 주부 A 씨는 "카드 결제 오류로 급하게 상담원 연결을 시도했는데, AI 음성만 10분 넘게 들었다"고 1일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기 중인 통화량이 많아서 연결이 어렵다고 일방적으로 통화가 끊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30대 직장인 B 씨는 "카드 발급 과정에서 상담원과 여러 차례 통화가 필요했는데 매번 처음부터 자동응답시스템(ARS)에 따라 연결을 시도해야 해 너무 번거로웠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반복될수록 짜증이 쌓인다"고 지적했다.

 

AI 상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고객과 상담원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간단한 문의는 AI로 상담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ARS 안내 멘트가 길어졌고 상담원 연결 기능은 통화 말미에야 안내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실제 상담원 연결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객 불만도 커지는 양상이다. 

 

A 씨는 "결국 AI로 상담원을 대체해 인건비를 아끼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은 고객뿐 아니라 상담원에게도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전화 연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불만이 누적된 상태에서 상담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상담원은 이미 격앙된 고객을 응대해야 해 자주 어려움을 겪는다. 

 

한 카드사 상담원은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퇴사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상담원은 실제로 카드사들이 인력 확충에 적극적이지 않아 얼마 안되는 인원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이 연결을 시도하다가 연결이 안 돼 끊는 콜 수가 실시간으로 체크되면서 상담사들은 끊임없이 업무를 하는데도 관리직에서는 계속해서 통화를 빨리 받으라고 독촉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것도 업무 단체방에 '화장실 가고 싶다'고 예약을 올리고 순서대로 상급자의 허락을 받아야만 갈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인력난 속에 효율을 추구하려다 고객 신뢰를 잃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단한 문의는 시스템으로 신속히 처리하고, 상담 인력은 보다 복잡한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리한 것"이라며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단지 상담 인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인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관계자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 특성에 맞춘 ARS 운영과 외국어·수화·느린 말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 불편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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