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승부만 남았다...고려아연 "장기 경쟁력" vs MBK·영풍 "거버넌스 개선"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1-13 15:08:49
MBK·영풍, 지분율 앞서...국민연금 캐스팅보트 주목
이제는 진검승부만 남게 됐다.
고려아연은 2조50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13일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지난 6일 제동을 건 바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결국 이르면 연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날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유상증자 철회는 늦었지만 마땅히 했어야만 하는 결정"이라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고려아연의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이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보다 5%포인트가량 많은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긴 하지만 양측 모두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얼마나 우호 지분을 추가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MBK가 그간 투자 활동에서 갑질이나 먹튀 등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 등으로 여론은 고려아연 측에 우호적인 편이다. 경제개혁연대 등 소액주주들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이사 5명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지난 11일 제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고려아연 지분 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당장의 투익 회수보다 장기적 경쟁력과 비전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뿐 아니라 한화와 LG, 현대차 등 지분 보유 기업들이 이런 방향성에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양측의 첫 주총 표 대결에서는 고려아연이 5000원의 결산 배당을 내놨고 영풍이 배당금을 늘려야 한다며 반대했으나 고려아연 배당안이 가결된 바 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찬성을 권고했고, 국민연금도 고려아연 쪽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주 발행 대상을 외국 합작법인으로 제한하는 규정의 삭제 안건은 53%의 찬성으로 부결됐다.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3분의2 이상 찬성을 받아야하는데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영풍은 기존 주주 지분 가치 희석 우려를 들어 반대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