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특별법, 여야 합의 국회 통과…채상병 특검은 野 강행 처리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5-02 15:25:48
특조위원장은 여야 협의로…위원은 여야 각각 4명 추천
민주, 본회의에서 특검법 처리…김진표 수용, 與 반발·퇴장
윤재옥·홍익표, 본회의 전 회동에서도 이견 재확인
여야가 일부 내용을 수정해 다시 발의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태원특별법의 일부 핵심 쟁점을 고쳐 국민의힘 윤재옥·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공동으로 대표 발의한 법안을 표결에서 찬성 256표, 기권 3표로 가결했다.
이태원특별법은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축제 압사 사고 재조사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는 게 골자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다.
수정된 법안에선 '특조위 직권 조사 권한'과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이 삭제됐고 특조위 활동 기한을 1년 이내로 하되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게 한 조항은 유지됐다.
민주당은 전날 협상에서 여당 요구를 수용해 특조위의 직권 조사 권한과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을 삭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특조위에 무소불위 권한을 부여한다'며 독소조항으로 지목하고 삭제를 주장해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입장을 반영해 특조위 활동 기간에 대해 1년 이내로 하되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게 한 현행 조항을 유지했다.
특조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위원장 1명에 여야가 각 4명의 위원을 추천해 모두 9명을 두도록 했다. 국회의장 추천 몫인 위원장을 기존의 여야 '합의'가 아닌 여야 '협의'로 정하도록 수정됐다. 이 부분도 국민의힘이 양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국회 행안위와 법사위는 이날 잇달아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야당이 지난 1월 단독 처리했던 이태원특별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난달 29일 회담을 계기로 여야가 한발짝씩 양보해 이태원특별법이 이날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이 여야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곳곳에 암초가 널려 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일방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은 이태원특별법을 처리한 뒤 안건조정 변경 동의안을 통해 이날 오후 본회의를 다시 열고 특검법 강행 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 요청을 수용해 본회의 개의에 동의했다.
앞서 윤재옥·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채 상병 특검법' 처리 여부를 재차 논의했지만 이견만 재확인했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전세사기특별법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합의되지 않았지만 이번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검법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에서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이기에 특검 대상이 아니며 수사가 끝난 다음에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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