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매각 '5개월째 지연 중'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11-07 15:37:27
롯데케미칼 "현지 행정절차 늦어져…매각에 문제 없어"
롯데케미칼이 올해 상반기 내 완료하겠다고 밝혔던 파키스탄 법인 매각이 이달 현재까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 인수자 변경, 공장가동 중단, 공개매수 실패 등 변수가 잇따랐고 행정 절차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파키스탄증권거래소(PCX) 공시를 보면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 종목코드 LOTCHEM) 지분 75.01%는 여전히 롯데케미칼이 소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책임자는 김영대 대표이사와 권조현 의장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파키스탄 PTA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PL 지분 75.01%를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API(AsiaPak Investments Limited)와 아랍에미리트 석유 유통사인 몽타주오일(Montage Oil) DMCC에 매각한다고 공개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안으로 거래를 종결해 약 979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 경영환경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파키스탄 법인 매각은 본사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의 일환에서 추진됐다. 매각계약 체결 당시 롯데케미칼이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박차'였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차입금은 10조 원이 넘는다. 롯데는 해외 법인 자산을 매각·유동화해 차입금을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하지만 5월 파키스탄 공정거래위원회가 매각을 승인했음에도 예정된 시점을 훌쩍 넘긴 이날까지 관련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현금 유입도 미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롯데케미칼의 반기보고서에는 파키스탄 법인 매각대금 979억 원가량이 '매각예정처분자산집단'으로 분류돼 있다.
지난 7월에는 인수주체가 API와 몽타주오일 컨소시엄에서 PTA 글로벌 홀딩스(PTA Global Holding Ltd)로 변경되기도 했다.
기존에 계약을 체결한 인수자들이 종전의 컨소시엄 형태가 아닌 인수목적회사(SPV) 형태로 사업구조를 바꾼 형태다. 주주구성을 보면 실질적으로 인수주체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법적으로는 계약 당사자가 달라졌기 때문에 관련 행정 절차를 상당 부분 다시 밟아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현지 법인 재무제표 주석에도 "매각 거래 완료는 규제 승인, 법적 요건 완료, 기타 종결 절차 완료에 달려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인수자 측의 공개매수가 실패하는 일도 있었다. PTA글로벌은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4일까지 잔여 지분 12.49%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목표 1억8917만 주 중 5643만 주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응모율은 약 30% 수준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파키스탄 법인의 3분기 누적 실적이 8억3587만 루피(약 43억 원)로 전년 동기의 26억6000만 루피(약 137억 원) 대비 약 70% 감소했다는 내용의 공시도 있었다. 매출액은 605억4000만 루피(약 3118억 원)로 32% 줄었다. 또 현지 공시를 보면 지난해 말에 이어 지난 8월에도 약 한 달간 공장 가동이 중단된 일이 있었다.
롯데케미칼 측은 "파키스탄 자산 매각은 지연일 뿐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주체 변경 후에도 매각 가격과 조건은 동일하고 공개매수는 인수자가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별도 시도로 매각 자체와는 무관하다"며 "파키스탄 현지 행정 절차가 예상보다 더 소요돼 딜클로징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파키스탄 법인 매각은 2023년에도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파키스탄 화학회사 '럭키코어인더스트리즈'와 1924억 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으나 현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이 지연되면서 2024년 1월 계약이 해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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