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OO아파트, 엘리베이터로 갈등 빚는 이유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7-03 17:50:42
주민투표선 현대엘리베이터, 대표회의는 TK엘리베이터 선정
주민들 "원치 않는 업체가 공사하면 막아설 것"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가 승강기 교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업체 선정을 놓고 일반 주민들과 동 대표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가 갈등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TK엘리베이터의 대결이기도 하다. 주민들은 현대에 쏠린 기류였는데, 입주자대표회의가 TK로 틀어버리면서 갈등이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3일 OO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승강기 업체 선정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1274세대중 46%인 586세대가 참여했고, 참여 세대중 77% 가량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 주민투표는 전임 대표회의 결정에 따라 치러진 투표였다. 지난 4월 새로 구성된 대표회의는 처음엔 투표 자체를 반대했다.
이에 주민들이 반발하자 대표회의는 '입주민 투표 후 의견 수렴하여 대표회의에서 업체 선정' 안건을 의결하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뒤 지난달 19일 대표회의 구성원 12명 중 11명이 참여한 무기명 투표를 벌여 TK엘리베이터로 결정해버렸다. 7명이 TK, 4명이 현대를 선택했다.
한 40대 주민은 KPI뉴스에 "대표회의가 주민투표로 의견을 수렴한다더니 주민 절대다수의 선택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승강기 업체를 교체 선정해버린 것이 논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투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절대 다수가 현대를 선택했다. 그럼 투표를 다시 해서라도 전체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것인데, 그건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여 입주민들은 지난달 30일 대표회의 회의에 참석해 의견 수렴과 재논의를 요구하며 계약 유보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임 대표회의 관계자가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20억이 넘는 공사, 80%의 주민 의견 무시하는 입대위(대표회의)는 누구를 위한 입대위인가'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표회의는 조만간 다시 임시회의를 개최해 반대하는 입주민들을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선정된 업체에 대해서는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대표는 KPI뉴스에 "주민들의 뜻과 대표자들의 뜻이 굉장히 다르다"면서 "주민 선호도 투표는 의견 수렴 과정일 뿐이다. 업체 선정은 대표자들의 투표로 하게 돼 있으므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갈등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한 입주민은 "TK와 계약하더라도 공사가 쉽지 않을 것이다.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업체가 공사를 하는데 가만히 있겠나. 공사를 못 하도록 막아 설 것이고 더 큰 갈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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