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존중 약속하고도 나쁜 버릇 못 버린 이랜드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12-12 15:23:32
회장 방문 대비해 직원들 밤샘 근무 동원
2017년에도 비슷한 사례로 비난 받아
직원 존중 문화 세우겠다는 약속은 공수표?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과 이랜드 가산사옥 전경. [UPI뉴스 자료사진]
물론 이러한 밤샘 근무가 '과잉 충성'에서 빚어진 해프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이랜드의 전력을 보면 '일회성 실수'가 아닌 기업 문화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지난 2017년 이랜드 그룹은 임금체불 등 불법 노동행위로 비난의 도마에 오른 일이 있었다. 당시 여러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이번과 비슷한 밤샘 근무 문제가 제기됐다.
이랜드의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에서 일했던 한 아르바이트생이 "박 회장이 방문한다는 이유로 새벽 1시까지 매장청소를 했다"면서 "이에 따른 추가 수당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발 브랜드 슈펜에서 매장 매니저로 지내다가 퇴사했다는 한 전직 직원은 박 회장 등 임원진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매장 직원들은 새벽 1시까지 집에 가지 못하고 청소한 경우도 있었다고 제보해 논란이 확산됐다.
"뼈를 깎는 반성"으로 직원 존중 약속했지만…
당시 이랜드 그룹은 서둘러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한동안 불매운동에 휩쓸리기도 했다. 이 사과문에는 '아르바이트 직원 처우 5대 혁신안'이 포함돼 있었다. 그 내용을 보면 아르바이트 직원 1000명을 즉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미지급된 임금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신속하게 지급하겠다고 명시돼 있었다.
또 직원이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권리장전'을 배포하고 부당한 처우가 발생할 경우 바로 개선할 수 있도록 내부고발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을 통해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이랜드 의류매장의 밤샘근무 사례를 보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행은 굳이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정상적인 사고방식만으로도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2017년에도 비슷한 사례로 비난 받아
직원 존중 문화 세우겠다는 약속은 공수표?
기업이 잘못을 저지르고 사회적 여론이 악화하면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으레 사용하는 표현이 "뼈를 깎는 반성"이다. 그러나 말과 실천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이랜드그룹 얘기다. 쌍팔년도에나 있었을 법 한 직원에 대한 갑질로 2017년 경영진 명의로 사과문을 내놨던 이랜드그룹이 또 비슷한 갑질로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박성수 회장 방문에 대비해 일부 직원 밤샘근무 동원
서울 강남에 있는 이랜드 의류매장에서는 최근 박성수 그룹 회장의 방문에 대비해 직원들이 밤샘근무를 했다. 영업시간이 종료한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모든 옷을 꺼내 스팀 다리미질을 하는 일에 직원들이 투입된 것이다.
이 일에 동원된 직원들은 공지를 통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지에는 '강제는 아니다'라고 하면서 '체력이 괜찮은 직원이 필요하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밤샘 작업에 동원될 인원이 팀별로 지정돼 자연스럽게 팀에서 가장 막내인 신입사원의 몫이 됐다고 한다.
더구나 이런 밤샘근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박 회장의 불시 방문이 일 년에 4차례쯤 있는데 그때마다 밤샘근무 공지가 내려온다는 것이다.
2017년 이랜드 파문 확산 때도 밤샘근무 논란
물론 이러한 밤샘 근무가 '과잉 충성'에서 빚어진 해프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이랜드의 전력을 보면 '일회성 실수'가 아닌 기업 문화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지난 2017년 이랜드 그룹은 임금체불 등 불법 노동행위로 비난의 도마에 오른 일이 있었다. 당시 여러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이번과 비슷한 밤샘 근무 문제가 제기됐다.
이랜드의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에서 일했던 한 아르바이트생이 "박 회장이 방문한다는 이유로 새벽 1시까지 매장청소를 했다"면서 "이에 따른 추가 수당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발 브랜드 슈펜에서 매장 매니저로 지내다가 퇴사했다는 한 전직 직원은 박 회장 등 임원진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매장 직원들은 새벽 1시까지 집에 가지 못하고 청소한 경우도 있었다고 제보해 논란이 확산됐다.
"뼈를 깎는 반성"으로 직원 존중 약속했지만…
당시 이랜드 그룹은 서둘러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한동안 불매운동에 휩쓸리기도 했다. 이 사과문에는 '아르바이트 직원 처우 5대 혁신안'이 포함돼 있었다. 그 내용을 보면 아르바이트 직원 1000명을 즉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미지급된 임금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신속하게 지급하겠다고 명시돼 있었다.
또 직원이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권리장전'을 배포하고 부당한 처우가 발생할 경우 바로 개선할 수 있도록 내부고발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을 통해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이랜드 의류매장의 밤샘근무 사례를 보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행은 굳이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정상적인 사고방식만으로도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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