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로 질병 얻었는데 바로 '실직 위기' 처한 장애인 노동자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3-10-06 17:58:30

노측 "업무상 질병으로 실직 위기" vs 사측 "소통의 오류"

장애인 노동자가 업무로 질병을 얻었는데 바로 실직 위기에 처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아워홈이 운영하는 '크린누리'의 장애인 채용으로 입사해 근무해 왔다. 앞서 아워홈은 '크린누리'를 설립하며 운영 인력 중 50% 이상을 중·경증 장애인으로 채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22년 초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 컴퍼니'가 크린누리를 인수해 고용주는 바뀌었지만, A 씨는 근무를 이어갔다.


최근 1년 반가량 A 씨의 업무는 의식주컴퍼니 파주지점에서 일반 세탁기의 10배 크기의 세탁기·건조기에 있는 세탁물들을 세탁기 밖으로 꺼내는 일이었다.

 

▲ 장애인 노동자 A 씨의 진단서. 지난 5일 '직장에서 반복되는 손가락 사용으로 인한 염증 및 부종' 진단을 받았다. [하유진 기자]

 

일을 이어 나가던 중, 지난 5일 A 씨는 중지의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직장에서 반복되는 손가락 사용으로 인한 우측 제 3 수지의 염증 및 부종으로 통증 심해, 추후 물리치료·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현 직무는 바꾸는 것을 권고한다"는 소견서를 내놓았다. 

지난 5일 A 씨는 의식주컴퍼니 파주지점 인사팀에 질병으로 인해 해당 업무를 할 수 없음을 밝히고 '다른 업무를 맡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티오가 없다, 나갈 사람도 없고 다른 자리가 언제 날 줄도 모른다"였다.

 

6일 아침 A 씨 측은 "치료를 마치고 오면 다시 돌아갈 자리가 있느냐"고 물었고 인사 담당자는 "자리 언제 나올지 모릅니다"고 답변했다.

치료를 위한 유급휴직이나 재채용 보장 없이 업무로 인한 질병을 얻어 실직 위기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이날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자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A 씨에게 산재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의식주컴퍼니 측은 A 씨 측이 산재 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산재 처리 관련 A 씨 측과 파주지점 측 사이에 소통의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경미한 부상까지도 100% 산재 처리를 안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의식주컴퍼니 관계자는 "장애인 직원 중 한 분이 손가락에 질병을 얻은 사실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며 "최근에 있었던 요청에 대해서도 HR에서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 측은 "그런 안내를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이후 의식주컴퍼니 파주지점은 A 씨 측에 연락해 "치료 다 하고 오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A 씨 측은 산재 처리 후 퇴사를 희망하며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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