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첫 장관급 인사…낙선자 발탁에 尹 쇄신 의지 의문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7-04 16:27:40

환경 김완섭, 前 기재부 2차관…22대 총선 출마해 낙선
방통 이진숙, 정치 편향성 논란…野 "철회 안하면 탄핵"
금융 김병환…3명 인사, '정권 심판 총선 민심'과는 거리
차관 7명 인사 단행…용산 참모 전진 배치해 '차관정치'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을 지명하는 등 3개 부처 장관(급)과 7개 부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이진숙 전 대전 문화방송(MBC) 사장, 금융위원장에는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을 내정했다.

 

▲ 김완섭(왼쪽부터)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선 발표 브리핑에 참석해 입장 표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차관(급) 세 자리에는 대통령실 참모가 기용됐다. 인사혁신처장에 연원정 인사제도비서관, 기재부 1차관에는 김범석 경제금융비서관, 농림식품부 차관에는 박범수 농해수비서관이 임명됐다.

 

또 농촌진흥청장에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산림청장에 임상섭 산림청 차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김재홍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가 발탁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는 용호성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이 기용됐다.

 

환경 분야를 총괄하게 될 김완섭 후보자는 '예산통'으로 꼽힌다. 행정고시 36회로 기재부 예산실장 등을 지낸 예산·정책 분야 정통 관료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1년간 쌓아온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 분야에 대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환경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데 적임자"라고 밝혔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환경도 경제"라고 말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야당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자진사퇴한 지 이틀 만에 낙점을 받았다. 정 실장은 "미디어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해 방송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병환 후보자는 행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지낸 거시경제 정책 전문가다. 정 실장은 "금융산업 선진화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데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후보자 3명을 호평하며 밝은 전망을 내놨으나 이번 인사는 국민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4·10 총선 후 처음으로 이뤄진 내각 개편치고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적잖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직후 공언한 국정 쇄신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직후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참모진을 교체했으나 내각 개편은 석달 가까이 미뤄왔다. 정권을 심판한 총선 민심을 수용하기 위해선 중폭 이상의 개각을 통해 윤 대통령이 변화와 새 출발의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그런데 내각에선 장관 1명, 그것도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환경부 수장만 달랑 바꿔 의구심까지 제기된다. 한 여권 인사는 "환경부 장관 바꾸는 게 뭐가 그렇게 급해 내각에서 혼자만 인사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개각의 상징성과 인적 쇄신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김완섭 후보자는 제22대 총선 때 강원 원주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낙선자 인선에선 참신성을 찾기는 어렵다는 게 중평이다. 

 

이 후보자는 정치적 편향성이 두드러진 인물이다. 그는 과거 페이스북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의 선전선동'이라 주장하는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극우적 댓글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이날 편향성 논란에 대해 "방통위원장에 임명되면 그 직에 맞는 중립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야권은 강력 반발하며 임명 철회를 압박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긴급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지명을 철회하라"며 "임명한다면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윤 대통령의 인적 쇄신 여부는 추가 개각의 폭과 내용을 지켜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조규홍 보건복지부·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은 현안 때문에 교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추가 개각의 폭은 제한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차관(급) 세 자리를 대통령실 참모진으로 채운 것도 도마에 오른다. '차관정치'를 통해 친정 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탓이다. 그간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은 보이지 않고 대통령만 보인다는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차관정치'가 득세할수록 장관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내각이 무기력해질 우려가 크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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