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 쇄신 숙고…"대선 前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공감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10-16 16:27:24
"尹, 대선처럼 총선 위해 모든 일 불사할 듯"
리얼미터…尹지지율 34%, 與는 32%로 최저
尹 “국민 소통, 당정 소통 더 강화하라” 지시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후 민심을 반영할 국정 쇄신의 방향과 폭을 놓고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10 총선의 전초전에서 드러난 수도권의 '반여 정서'가 심각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의 운명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집권여당이 패하면 윤 대통령은 국정 동력을 잃고 현 정부는 '식물상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그런 만큼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게 윤 대통령 처지다. 윤 대통령은 그간의 국정 스타일을 되돌아보고 비판 여론을 수용해 자신부터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16일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은 물론 당정으로부터 국정 쇄신을 위한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며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윤 대통령은 대선 전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그런 초심으로 돌아가야한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친윤계와 자주 충돌하며 어깃장을 놓았던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끝까지 포용하며 '원팀'으로 선거를 마무리했다.
다른 여권 인사는 "최근 '국민만 보고 가야한다'는 조언을 드렸고 윤 대통령이 진지하게 들었다"며 "윤 대통령은 강단 있는 분이기 때문에 달라지면 확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보선 직후 일성으로 국민의힘에게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여당 이상의 쇄신을 보여야 성난 민심을 다독일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여권이 처한 현실은 냉혹하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3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10월 4∼6일)보다 3.7%포인트(p) 떨어졌다.
30%대 중후반을 맴돌던 지지율이 35%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 5월 1주 차(34.6%)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부정 평가는 2.4%p 오른 62.2%였다.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10월 5, 6일) 대비 4.3%p 내린 32.0%에 머물렀다. 더불어민주당은 2.9%p 오른 50.7%였다. 격차가 18.7%p에 달했다.
국민의힘은 5월 1주 차(34.9%) 이후 5개월 만에 30% 초반대로 내려와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치를 찍었다. 민주당은 최고치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의 사자성어는 결자해지다. 제발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며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메시지가 다시 한번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쓴소리했다. 그는 회견 중 눈물을 훔치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 없이 수석비서관회의와 총리 주례회동 등 내부 일정을 소화하며 국정 쇄신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대통령실과 개각을 통한 '인적 쇄신' 강도에 관심이 솔린다. 다음 달 7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가 끝나면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 등 총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참모진이 1순위다.
박진 외교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현직 장관들의 출마를 위한 행보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민 피로감이 쌓인 '일방·우향우' 국정 스타일을 어느 정도 바꿀 지가 주목된다. 대국민 소통 방식의 변화가 한 척도다. 윤 대통령은 국민 직접 소통 대신 국무회의 등을 통한 메시지 발신에 치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안을 보고받은 뒤 "국민 소통과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하라"고 참모진에게 주문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수직적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건은 공천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에서 공천이 가장 중요한데, 친윤계와 비윤계, '용산 공천'의 비중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많은 걸 내려놔야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3일 전국 18세 이상 20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지난 12, 13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2%p,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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