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인 지도체제' 무산?…한동훈 견제·용산 소통설 등 역풍↑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6-07 15:55:40
나경원 "집단지도체제, 봉숭아학당 안좋은 기억…대안아냐"
韓 "연평해전 영웅 한상국"…총선 후 4번째 공개 메시지
대표 선출시 민심 20% 또는 30% 반영에 무게…의견 팽팽
국민의힘은 7일 지도체제 변경 문제를 다시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헌당규개정특위는 이날 3차 회의를 가졌으나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났다.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10일 원점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위는 대표와 최고위원단을 분리 선출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 변경 여부를 검토 중이다. 변경 시 대안으로는 전당대회 1·2위를 각각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하는 '2인 지도체제', 1위가 대표최고위원,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이 되는 집단지도체제 등이 거론된다.
2인 체제는 '대표·부대표'를 함께 뽑아 대표 궐위 시를 대비하자는 취지로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것이다. "당의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황 위원장 주장이다.
여 위원장은 "2인 체제의 장점이 있지만 반대하는 분들은 2인 사이 다툼이 있을 때 당을 일관되게 이끌고 갈 수 있느냐는 걱정이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위 위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현행 유지론이 우세하다. 2인 체제는 '한동훈 견제설', '용산 소통설' 등이 불거져 내부 반발이 번지는 등 역풍을 부르고 있다. '7·25 전대'가 촉박해 지도체제 변경을 논의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집단지도체제는 '봉숭아학당'의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며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제(2인 지도체제)도 올바른 대안이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나 의원은 "책임 정치 실천, 안정적인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는 단일지도체제가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친한계로 꼽히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 이번에 지도체제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의총에서도 비대위원들 의견이 전달됐고 의원들도 이견이 없었다"고도 했다.
친한계는 '한동훈 대세론'을 차단하기 위해 2인 체제가 제안됐다고 여기며 반감을 표하고 있다. '당대표 퇴출 시나리오'가 의심된다는 시각에서다.
국민의힘 3040 세대 모임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MBC라디오에서 2인 체제에 대해 "'한동훈 견제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부터 이미 오염됐다는 것을 증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 내용으로 가다 보면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그리고 또 결과에서도 사람들이 동의할 수 없을 수도 있다"며 "왜 (2인 지도체제로) 가야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용산 소통설'을 거론했다. 그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황 위원장이 용산이랑 소통을 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도체제를 부통령처럼 (부대표를 두는) 하이브리드 체제를 들고 나온 것 같다"는 게 진 전 장관 판단이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한동훈, 유승민이 나와서 1, 2위로 앉아 있으면 어떡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반윤' 대표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모두 대통령실에겐 부담스런 존재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집단지도체제는 한동훈부터 유승민까지 지도부에 앉아 있을 것 같아 싫고 단독지도체제는 한 위원장이 당 대표 돼 권한이 셀 것 같아 싫어서 나온 궁여지책 안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물론 반론도 없지 않다. 김용태 비대위원은 전날 채널A 라디오에서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 다 장단점이 있다"며 "(2인 체제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인 지도체제 찬성론은 소수에 그쳐 힘을 받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위는 이날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규정을 개정하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민심'(일반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두고 20%와 30%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 여 위원장은 "대세는 80(당원 투표)대 20(여론조사)이나 70대 30으로 가고 있다"며 "20과 30 의견이 굉장히 팽팽하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연평해전의 영웅 한상국 상사님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동화책이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며 프로젝트 소개했다. 총선 후 4번째 현안 관련 메시지를 낸 것인데, 안보에 민감한 보수층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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