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없는데 어떻게"…청년이 매력 못느끼는 '청년정책금융상품'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12-27 15:58:38
文 청년희망적금, 내년 2월 만기 도래…중도해지자 70만 명 넘어
"청년정책금융상품, 자산 형성 도움 크지만 납입 기간 길어 부담"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가 청년의 자산 형성 지원을 위해 출시한 고금리 '청년정책금융상품'들이 정작 당사자에게 외면받고 있다.
청년은 이 상품들이 자산 형성에 유리함을 인정하면서도 삶이 어렵다보니 긴 가입기간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27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누적 가입자 수는 4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달 동안 가입자는 2만5000명이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의 하나로 내놓은 것이다. 5년간 매월 40~70만 원을 적금한 청년에게 납입한 금액에 따라 정부가 기여금을 매칭 지원해준다.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도 제공해 5년 만에 5000만 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상품 가입이 시작돼 출시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가입자 수는 저조하다. 가입대상자는 1034만 명이지만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는 전체의 4.6%에 불과하다. 정부는 출시 당시 올해 목표 가입자로 306만 명을 잡았지만 이날 기준 달성률은 15.6%에 그쳤다.
심지어 중도해지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중도해지자는 총 1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2월 출시한 '청년희망적금'도 찬밥 신세다. 청년희망적금은 매달 50만 원의 한도로 낼 경우 만기 시 저축장려금을 합쳐 최고 연 10% 안팎의 이자를 받는다.
지난해 출시 당시 청년희망적금에 290만 명이 가입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70만 명이 중도해지했다. 이 상품은 중도해지하면 최고 연 10%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없음에도 많은 청년이 포기한 것이다. 청년희망적금은 내년 2월 만기다.
정부의 예상과 달리 청년정책금융상품이 부진한 이유로는 긴 만기가 우선 꼽힌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2년도 감당하지 못해 중도 해지하는데, 청년도약계좌 만기 5년은 너무 길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회초년생 A 씨는 "한 달 뒤도 예상 못하는데 5년은 너무 길다"며 "워낙 긴 기간이라 가입할 엄두가 안 난다"고 토로했다.
청년희망적금의 납입 금액을 줄인 B 씨는 "소득은 정해져 있고 불가피하게 목돈 써야 할 일이 생겨 불가피하게 월 납입금을 줄였다"며 "2년 채우기도 정말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의 상품 취지는 좋지만 경기침체에 실소득이 줄어든 상태에서 월 50만 원도 내기 버거워하는 청년층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내년 2월 청년희망적금 만기에 맞춰 청년희망적금의 환급금을 '청년도약계좌'로 일시 납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년희망적금 만기환급금을 타서 이 가운데 1260만 원을 청년도약계좌에 일시 낸 청년은 매달 70만 원씩 18개월을 낸 것으로 간주해 19개월 차부터 월 70만 원을 내는 식으로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5년간 이자 203만 원, 지원금 144만 원 등 약 407만 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여전히 긴 만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청년이 많아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정책금융상품은 다른 상품 대비 높은 금리와 비과세 혜택이 있어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되지만 가입 기간이 길어 청년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요소가 크다"고 진단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자산 형성과정에서 단기 상품이 장기 상품보다 유리하다"며 "별도의 소득 기준을 두지 말고 청년이라면 소득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결혼, 출산, 주택 마련등 별도의 중도해지 사유가 있다면 지원금을 챙겨준다든지, 유연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제안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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