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임기 채울 수 있을까?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9-25 14:55:20

포스코 노조, 이견 차 좁혀지지 않자 파업 수순 돌입
힌남노 극복에도 경영진만 '스톡그랜트+보수 인상'
골프 외유 논란에 회사 차량 사적 유용 혐의까지 제기

윤석열 정부의 의도적 무시에도 불구하고 연임 임기를 채울 것으로 예상됐던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이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외유성 골프와 업무용 차량 사적 유용과 같은 개인적 문제에 더해 이번에는 노사갈등이 뇌관이 되고 있다.


포스코 노사, 21차례 협상에도 이견 차이 여전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 노사의 대치가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 지난달 23일까지 20차례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 발생 안건을 가결했다. 이후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면서 파업 수순을 밟아오고 있다.

단체 교섭이 중단된 지 29일 만인 지난 21일 다행히 21차 단체교섭이 어렵게 열렸다. 핵심은 기본급 인상율과 자사주 지급 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과 자사주 100주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사측에서는 21차 교섭을 통해 기본급 15만 원 인상과 자사주 400만 원 한도에서 일대일 매칭 지급을 제시했다. 노사 모두 파업은 피하겠다고 하지만 서로간의 입장 차이가 커서 낙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태풍 피해 복구에 앞장선 직원들의 허탈감이 노사 불신의 원인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뒷면에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꼭 1년 전인 작년 이맘 때,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의 피해로 창립 이후 처음으로 고로 3기가 모두 가동을 중단하는 초유의 위기에 몰렸다. 제철소가 뻘밭으로 변해 정상가동에는 1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일부에서는 차라리 제철소를 다시 짓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포스코 직원을 중심으로 연인원 140만 명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135일 만인 올해 1월 20일 완전 정상화를 일궈냈다. 마치 아무 것도 없는 모래사장이었던 영일만에 제철소를 건설한 것에 비견되는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그래서 포항 사람들은 이를 두고 ‘135일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 [UPI뉴스 자료사진]

 

최 회장 등 경영진, 스톡그랜트와 보수 인상으로 이익 선점

그러나 ‘135일의 기적’ 이후 경영진과 직원 간의 괴리는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7일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홀딩스와 계열사 임원들에게 자사주 2만7030주를 무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스톡그랜트 제도로 일정시점이 지나야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과는 달리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당시 스톡그랜트를 가장 많이 받은 임원은 최정우 회장이었다. 1812주로 당시 종가 기준으로 6억6000만 원이 넘는 규모였다.

위기를 기적으로 극복한 직원들의 노고는 뒷전으로 미루고 경영진이 과실을 챙긴다는 비난이 나왔다.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임금 인상 자제를 요구할 정당성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여기에다가 올 상반기 경영진의 보수 인상 내역을 보면 사측의 주장은 더욱 힘을 잃는다. 포스코홀딩스가 공시한 올해 반기 보고서를 보면 최정우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24억 원이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 26.3%가 인상된 것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포스코 직원의 평균 급여는 5200만 원으로 5.05%가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도 태풍 불구 사외이사들과 해외 골프


최정우 회장의 개인적인 처신도 또 도마에 올랐다. 작년 태풍 힌남노가 왔을 때 골프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 국정감사에서 곤욕을 치렀던 최 회장이 또 골프로 구설에 휘말린 것이다. 지난 8월6일부터 11일까지 5박6일 동안 사외이사들과 캐나다를 방문했고 이 기간 골프를 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에는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포항제철소가 다시 긴장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무신경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더구나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외이사들과 골프를 즐긴 것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업무용 차량 사적 이용 혐의로 검찰에 송치

여기에다가 최근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까지 등장했다.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제보와 관련해 서울 수서 경찰서가 지난 20일 최정우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공식적인 업무용 차량이 아닌, 별도의 회사 차량(제네시스 G90)을 자신의 가족들이 이용하게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최 회장 자택 인근의 CCTV 영상기록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와 그 이후 재판 과정에서 진실 여부가 드러나겠지만 사실이라면, 상반기에만 24억 원의 보수에 6억 원어치가 넘는 스톡그랜트를 챙긴 포스코 회장으로서는 낯 뜨거운 일탈임이 분명해 보인다.

3연임은 고사하고, 연임 임기마저 채울 수 있을지 의문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번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지 못하면서 의도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는 관측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2차 전지 산업에서의 성과와 힌남노 피해의 조기 극복 등으로 연임 임기는 무사히 마칠 것 같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더해 3연임을 노려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노사갈등에 개인적 처신 문제가 겹치면서 3연임은 물론이고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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