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메지온發 바이오 쇼크, 유한양행 '잭팟'으로 진정…헬릭스미스·신라젠 '주목'

남경식

| 2019-07-01 19:26:34

에이치엘비·메지온, 루머 차단하려다 역풍…주가 반 토막
바이오·제약 시가총액, 일주일 만에 4조5000억 원 증발
유한양행 기술 수출로 사태 진정…헬릭스미스·신라젠 임상 주목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이후 바이오·제약 분야 악재가 이어지며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 하반기 발표 예정인 신라젠, 헬릭스미스, 강스템바이오텍 등의 임상 3상 결과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지난주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잇따른 임상 3상 실패 논란에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에이치엘비, 메지온은 대표들의 경솔한 발언으로 주주들의 불안감을 더 키웠다. 양사 주가는 이틀 만에 반 토막이 났다.


▲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왼쪽)와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임상 3상 실패 루머와 관련해 긴급 설명회를 열었으나, 주가를 더 폭락시키는 결과를 발생시켰다. [각사 홈페이지 캡처]


에이치엘비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에 대한 긴급 설명회를 지난 6월 27일 열었다. 6월 26일 공개한 임상 3상 주요 결과에 주요 평가지표 및 구체적인 수치, 통계적 유의미성 등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제기된 임상 실패설을 진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긴급 설명회는 임상 실패 논란을 더 키우고 말았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의 "내부 임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FDA(미국 식품의약국) 신약 허가 신청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발언이 문제였다.


진양곤 대표의 폭탄 발언에 이날 에이치엘비 주가는 가격제한폭(30.00%)까지 떨어진 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 대표는 2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론 진화에 나섰다. 그는 "기타 유효성 지표가 약의 효능을 입증하고 있고, 리보세라닙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한 임상 결과로 판단한다"고 "추가 임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주주들의 불안감은 이어졌다. 임상 3상 주요 결과 발표 이전 공매도가 이례적으로 많았던 것이 결과 자료 유출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6월 28일 에이치엘비는 또다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3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에이치엘비는 진양곤 대표 명의의 주주 호소문을 6월 29일 자사 홈페이지에 업로드 했다. [에이치엘비 홈페이지 캡처]


메지온 역시 신약 후보물질 '유데나필'의 임상 3상 실패 소문이 돌면서 6월 27일 주가가 28.02% 떨어졌다. 


메지온은 6월 28일 긴급 설명회를 열고 주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에이치엘비와 마찬가지로 역효과를 낳았다.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임상 결과는) 하느님만이 알 수 있다", "리스크 없는 신약 개발 회사가 어디 있냐" 등의 발언으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이날 메지온은 전일 대비 23.82% 하락한 6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나 학회 발표 등 정상적인 방법이 있는데, 근거도 없는 두루물술한 데이터로 발표를 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전체 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 유전자치료제 VM202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 '헬릭스미스'와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3상 무용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신라젠'은 6월 28일 임상 순항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악재 확산 차단에 나섰다.


헬릭스미스는 "VM202 시판허가 신청을 위한 팀을 조직하고 총 책임자로 노련한 전문가인 신디 피셔 박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중국 내 19개 병원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7월까지 2개 병원을 추가로 열어 총 21개 병원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오 기업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헬릭스미스와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6월 28일 각각 12.7%, 5.5%씩 떨어졌다.


헬릭스미스, 신라젠 외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주가 역시 크게 하락했다.


KRX300 헬스케어 지수는 6월 21일 2737.4에서 6월 28일 2585.13으로 일주일 동안 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09조1350억 원에서 104조5976억 원으로 약 4조5000억 원이 빠졌다.


KRX300은 코스피, 코스닥 종목 중 시가총액,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우량기업 300 종목을 추린 지수다. 이중 헬스케어 영역에는 유한양행, JW중외제약, 안트로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한미약품, 대웅제약, 헬릭스미스, 메디톡스, 코오롱생명과학, 동아ST, 종근당, 휴온스 등이 있다. 지난 6월에는 메지온,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이 추가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 임상 3상 데이터 공개시점을 연기하고,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자금 조달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전체 제약바이오 섹터 내 기업들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에이치엘비사의 부정적인 임상 3상 데이터 공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신뢰도를 추락시키면서 섹터 전체에 부정적인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의 1조 원 규모 신약 후보물질 기술 수출 소식이 7월 1일 전해지며 사태는 일단 진정됐다. 이날 KRX300 헬스케어 지수는 2660.83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2.93% 올랐다.


메지온은 가격제한폭(30%)까지 급등했다. 메지온은 6월 30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저희 회사 임직원 모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회사 주식을 임상 3상 결과가 공시될 때까지 단 한 주도 시장에 매도하지 않겠다"며 "가짜뉴스 등을 통해 생산, 유포된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회사가 자료를 확보 중에 있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수출에 따라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했다"며 "임상 3상 진행 중인 기업들이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기대감이 아닌 실질적 결과에 따라 각 회사의 주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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