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외 전업카드사 7곳, '신용점수 500점 미만' 카드론 취급 無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11-22 15:16:19
"이 추세라면 전 카드사, 카드론 마지노선 601점으로 오를 가능성 커"
"법정최고금리 인상해 취약차주 제도권 내 대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높아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
수익성이 나빠져 부실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카드사들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 중 KB국민카드를 제외한 7곳은 신용점수 500점 미만인 취약차주 대상 카드론을 전혀 취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신용점수 601점만 밑돌아도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았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다. 카드론 등 대출에 필요한 약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는데 여전채의 금리가 높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1일 기준 여전채(AA+·3년물) 금리는 4.436%로 집계됐다. 이달 초 4.927%에 비해선 다소 떨어진 수치지만,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낮은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여전채의 금리까지 높으니 카드사들은 사실상 부실을 감당할 체력이 없는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 취급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높은 여전채 조달 금리로 자산유동화증권(ABS) 이나 장기 기업어음(CP)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힘쓰고 있지만 만만치는 않다"며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하는 만큼 저신용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카드론을 취급하기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경우 카드론 서비스를 제공 받는 마지노선이 601점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카드론 등 제도권 대출에서 밀려난 중·저신용 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저신용자들이 제도권 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정최고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론을 이용하는 차주들은 취약차주가 대다수이다 보니 연체율이 늘 가능성도 크고, 이 여파로 카드사들의 재정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로 제한된 법정최고금리를 인상해 카드론의 저변을 넓히고, 취약차주들이 제도권 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이 지속되면 취약차주들은 불법 사금융 시장에 몰릴 것이고, 더 나아가 사회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에서도 이제는 '법정최고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법정최고금리를 내리면서 취약차주들 입장에선 제도권 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문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높아진 만큼 시장경제 원칙에 맡게 하루라도 빨리 법정최고금리를 인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카드사들은 취약차주 중에서 성실하게 돈을 잘 갚는 차주에겐 카드론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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