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분당 국힘, 대선 비관론↑…독이 된 단일화 동상이몽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5-09 15:58:40

김문수 "불법 단일화 중단" 권영세 "실망"…의총 충돌
權 발언 후 자리 떠나자 金도 퇴장…의원들 고성·항의
한덕수 "金, 국민 배신감 짊어져야…정치 도덕 몰라"
金, 상임선대위원장에 홍준표 임명…洪 "안맡고 출국"

국민의힘에서 6·3 대선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심리적 분당' 상태가 이어져서다.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의 갈등과 불신은 수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의 단일화 해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단일화 '시한'에 대한 이견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김 후보가 버티기에 성공해 오는 11일 후보 등록을 하더라도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친윤계 투톱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11일 이전 김, 한 후보 단일화를 위해 필사적이다.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운데)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에 이어 자리를 떠나고 있다. 신동욱 의원(오른쪽)이 말리고 있다. [뉴시스]

 

친윤계 의원 상당수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 만큼 김 후보가 등록하면 당 주류 세력 도움을 받기 어렵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물리적으로 쪼개지지 않았을 뿐이지 내부적으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며 "김 후보측과 친윤계가 거의 원수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강건너 불구경"이라며 "이해관계에 따라 당이 이러 저리 갈라진 것이 당시보다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5·3 전당대회 후 처음 참석한 9일 의원총회가 고성과 충돌로 20분 만에 끝난 건 자중지란으로 침몰하는 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투톱은 국회 본관 입구까지 미리 나가 김 후보를 맞았다. 의원들은 김 후보가 의총장에 들어오자 모두 기립했고 김 후보는 일부와 악수하며 앞좌석에 앉았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먼저 발언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그는 "이기기 위해 반드시 단일화, 빅텐트가 필요하다"며 김 후보에게 결단을 압박했다.

 

김 후보는 단상에 올라 "의원님들 정말 사랑한다"며 손하트를 그렸다. 그는 "사정을 말씀드리고 제 심정을 밝히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 김문수를 끌어내고 무소속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투톱을 면전에서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당헌당규 위반이자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주의 행위로 즉각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자신을 찾아온 투톱과 이양수 사무총장을 향해 "연휴 중에 저를 뽑고 연휴 끝나자마자 그 다음날 단일화를 하라는 것이 국민의힘의 책임있는 당직자께서 할 수 있는 말이냐"고 따졌다.

 

그는 "강제적 단일화에 응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저를 믿어달라. 내가 나서서 이재명을 이기겠다. 함께 갑시다"라며 발언을 마쳤다.


권 위원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우리 의원들이 기대했던 내용과 완전 동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도자라면, 특히나 더 큰 지도자가 되려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쏘아붙인 뒤 자리를 떠났다.


김 후보도 곧바로 의총장을 나왔다. 의원들은 "혼자 와서 떠들려고 했으면 뭐하려 의총장에 왔느냐" "의원들 얘기하는 것 듣고 가야지"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신동욱 의원 등 일부는 김 후보의 길을 막고 퇴장을 말리기도 했다. 김 후보가 떠난 뒤 의총은 5분 만에 끝났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명분은 여론조사 결과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 국회의원 거의 전원 일치 의견"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강행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KBS에 출연해 "(단일화 실패시) 국민으로부터의 실망, 배신감은 김 후보가 다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의 도덕도 모르는 분"이라고 비난했다.

 

2차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 의원은 김 후보 손을 들어줬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가 아닌 당 지도부에 의해 이뤄지는 강제 단일화로는 이재명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김 후보는 정정당당한 경선을 통해 당의 공식 후보로 선출됐다"고 했다. 한 후보를 향해선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단일화에 뛰어드는 결기를 보여주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끝내 김 후보의 'SOS'를 뿌리쳤다. 김 후보 캠프는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김 후보는 홍 전 시장을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홍 전 시장은 10일 출국해 미국에 머무를 계획을 바꿔 김 후보 선거 승리를 위해 상임선대위원장을 수락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시장은 그러나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가 제안했으나 맡지 않기로 했다"며 "내일(10일) 출국한다"고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한참 밀리는 국민의힘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화'라도 이뤄내야 시너지 효과로 뒤집기를 시도해볼 수 있는데 되레 독이 됐다"며 "단일화에 대한 동상이몽이 근원"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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