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 신격호와 사실혼 서미경, 증여세 582억 소송서 이겨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3-12-22 11:32:03
辛 명예회장, 2006년 日홀딩스 차명주식 徐모녀에 넘겨
과세당국, 2016년 9억·2019년 573억 세금 부과…徐소송
지난 2020년 사망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서미경 씨가 최근 과세당국을 상대로 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지난달 23일 서울 반포세무서가 서 씨에게 증여세 명목으로 2016년 9여억 원, 2019년 573여억 원을 부과한 것에 대해 취소 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신 총괄 명예회장이 서 씨와 서 씨 사이에서 낳은 딸 신유미 씨에게 일본 롯데홀딩스(이하 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긴 것에 대해 과세당국이 세금을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왕자의 난'이 일어났던 2015년 논란의 중심에 있던 회사다. 당시 한국-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롯데홀딩스가 있었다.
신 총괄 명예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6.21%를 오랜 기간 차명으로 갖고 있다가 2003년 경유개발로 넘겼다. 3년 뒤인 2006년 경유개발 지분 중 3.21%를 싱가포르에 법인을 둔 경유PTE(이하 싱가포르 경유)로 또 넘긴다. 이 법인은 사실상 서 씨 모녀가 지배하고 있는 회사다. 2016년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반포세무서를 통해 서 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번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서 씨가 과세기준일 당시 국내에 1년 이상 체류하지 않았고 국내에서 특별한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증여세 부과를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롯데 측이 증여세 관련 소송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 총괄 명예회장은 2018년 5월 국세청이 2126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하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판결이 나오기 전 2020년 1월 사망했다. 신 총괄 명예회장 자녀인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씨가 소송을 이어받았다.
이들은 이번 서 씨 사례처럼 과세당국을 상대로 증여세 부과처분 소송을 벌여 1심, 2심 모두 승소했다. 해당 판례는 이번 서 씨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서 씨 재판에는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대거 변호인단으로 참여했다.
재판 과정에선 여러 사실이 확인됐다. 서 씨는 싱가포르 경유가 설립된 시점인 2006년 당시 시세로 119억 원 가량의 서울 서초구 주택‧상가 등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살던 신 총괄 명예회장은 국내에 거주할 때 서 씨의 서울 방배동 집에서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일본 영주권을 취득한 서 씨 모녀는 일본 내 소득에 대해 일본 과세당국이 세금을 부과하자 2010년과 2011년 2년 치를 냈다.
현재 서 씨 모녀는 둘 다 유원실업, 유기개발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유원실업은 2003년부터 서울 등 수도권 롯데시네마 내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유기개발은 2000년부터 롯데백화점 주요 지점 카페, 식당 운영권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서 씨 모녀 지분이 100%다.
2016년 공정거래위는 유원실업, 유기개발과 함께 서 씨 모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또 다른 법인인 유니플렉스, 유기인터내셔널을 롯데 계열사에 넣은 바 있다. 롯데그룹은 2018년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법원으로부터 서 씨 모녀 소유의 4개 회사가 롯데그룹 계열사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서 씨에 대한 증여세 부과 1심 소송 내용은 판결문 열람과 재판기록 공개를 제한해달라는 서 씨 측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현재 알려지지 않고 있다. UPI뉴스는 관련 사실을 법원 판결이 나기 전 확인한 것이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